MX편입이냐 파운드리 통합이냐…기로에 선 삼성 '시스템 LSI’ [강해령의 하이엔드 테크]

2025-05-26

삼성전자(005930) 반도체(DS) 부문 경영진이 시스템LSI 사업부에 대한 경영진단과 조직 개편 방안을 놓고 막판 고심 중인 상황으로 파악됐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등 최첨단 반도체 설계 맡고 있지만 개발 로드맵 지연과 수익성 악화 등으로 힘겨운 시간을 겪었던 시스템LSI 사업부가 어떤 형태로 변화할 지에 대해 업계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 부문의 고위 경영진은 최근 시스템LSI 사업부의 조직 운영에 관한 회의를 진행했다. 시스템LSI 사업부 조직개편이 주요 안건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직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대한 사안이었던 만큼 이 회의에서는 쉽게 결론이 나지 않았고, 조만간 다시 회의를 열어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DS부문 내의 시스템LSI 사업부는 DS부문에서 시스템 반도체 설계를 담당한다. 이 사업부가 회사 내에서 화두가 된 이유는 수익성 부진이다. 시스템LSI 사업부는 올초 삼성전자 MX사업부가 출시하는 '갤럭시 S25 시리즈' 스마트폰에 자체 AP인 '엑시노스 2500'을 탑재하지 못하면서 1분기 동안 수천억 원 대 적자를 봤다. 이 사업에서 차질이 생기면서 시스템LSI 사업부의 칩을 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부 역시 분기 수 조 원대 영업손실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삼성의 조직 개편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삼성글로벌리서치 내 경영진단실은 올 1월부터 시스템LSI 사업부에 대한 경영진단을 시작했다. DS부문의 회의는 이 경영진단 역시 막바지에 다다랐음을 암시하고, 향후 사실상 삼성전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사업지원 TF의 정현호 부회장, DS부문의 수장인 전영현 부회장 등 최고위 경영진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종 논의를 할 가능성이 크다.

DS부문 경영진은 시스템LSI 사업부 개편에 대해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업계에서는 크게 두 가지 방안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설계를 담당하는 SoC사업팀을 모바일경험(MX) 사업부에 편입하거나 △시스템LSI사업부를 파운드리 사업부와 결합하는 방식이다.

이 중에서도 LSI사업부와 파운드리 사업부 간 결합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두 사업부는 2017년까지 한 사업부였다가 DS부문 안에서 분리됐다. 삼성 파운드리가 "고객사와의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기조를 강화하면서였다.

만약 두 사업부를 합치면, 삼성 파운드리 고객사들의 우려를 피할 수 없다는 위기요인이 커진다. 그러나 현재 두 사업부는 2나노 이하 최첨단 공정에서 성공을 거둬야 생존할 수 있다는 공통적이고도 절실한 목표가 있는 만큼,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결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회사 내부에 깔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MX사업부는 수익성 등에 대한 이유로 시스템LSI 사업부와의 결합을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경영진이 DS부문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연말 조직개편 전에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며 "조직의 명운을 가르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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