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돌발 관세' 이유가 순방 거부한 팀 쿡 '괘씸죄' 때문?

2025-05-27

애플의 아이폰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침이 복잡한 통상 정책에 따른 결정이 아니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중동 순방에 불참한 데 대한 단순히 개인적인 보복 조치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폰에 이어 삼성전자 등 모든 기업들이 미국 밖에서 생산한 스마트폰에도 2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했다. 이에 전 세계 기업들이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3~16일 트럼프 대통령의 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순방에 주요 기업인들을 초청했는데 “유독 팀 쿡만 순방에 참여하지 않았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화나게 했다”고 전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순방 내내 여러 차례 팀 쿡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사우디의 한 행사에선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칭찬하면서 “당신은 여기에 있지만, 팀 쿡은 없다”고 했고, 카타르에선 “팀 쿡과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지난 23일 오전 소셜미디어(SNS)에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이 인도나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제조되기를 바란다고 팀 쿡에게 오래 전에 알렸다”며 “그렇지 않으면 애플은 최소 25%의 관세를 내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돌발적인 관세 통보는 백악관 참모들과도 사전 협의 없이 발표된 것으로 알려졌다. 불똥은 전 세계 스마트폰 기업으로 옮겨붙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에 일방적인 관세 부과 방침을 통보한 직후 열린 백악관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특정사에 대한 관세 부과가 정당한가’를 묻는 질문을 받자 “삼성 등 제품을 (해외에서) 만드는 다른 기업도 (해당)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불공평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그것(관세)은 6월 말쯤 시작될 것”이라며 부과 시점까지 즉석으로 제시했다.

이 바람에 전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돌발적으로 나온 관세 부과 방침에 긴급 대책 회의를 마련하는 등 비상 상황에 빠지게 됐다.

스마트폰 업계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왔다 갔다’ 하는 관세 관련 발언으로 혼란에 빠진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일 각국별 상호관세를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가, 중국과 인도 등에 생산 거점을 둔 아이폰 가격이 폭등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자 지난달 11일 슬그머니 스마트폰과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유예했다.

당시 유예 조치로 업계에선 “일단 한숨을 돌렸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러나 한달 반만에 다시 이를 뒤집는 조치가 돌발적으로 나오자 업계 관계자들은 “기업의 입장에서 가장 큰 리스크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여러차례 자신의 관세 정책을 번복하거나 후퇴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이번에도 실제로 스마트폰에 대한 ‘핀셋 관세’가 부과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이런 전망을 반영하듯, 27일 한국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25% 관세 부과 방침에도 불구하고 0.92% 상승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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