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틱톡 3670만, 인스타그램 873만, 유튜브 1860만….
모두 합해 6400만명의 소셜미디어 팔로워를 보유한 글로벌 인플루언서이자 한국계 카자흐스탄인 키카킴은 지난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경북 경주의 문화를 체험하는 영상을 올렸다. 이 짧은 영상에서 키카킴은 경주 박물관을 찾아 금관 체험을 한 뒤 석굴암 입구에서 타종 체험을 했다. 이어 불국사를 찾아 템플스테이를 하는 장면, 황리단길을 둘러보는 장면도 담겼다. 비빔밥과 경주 명물인 십원 빵을 야무지게 먹는 ‘먹방’도 빼놓지 않았다.
키카킴뿐이 아니다. 일본 숏폼 크리에이터 잇세이, 중앙아시아 팬덤을 가진 엘리나 킴 등 여러 글로벌 인플루언서가 최근 경주를 홍보하고 나섰다. 눈에 띄는 건 이 영상들 밑에 달린 한줄의 영문 글귀다. “Sponsored by the Preparatory Office for APEC 2025 KOREA(APEC 준비기획단의 후원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글로벌 인플루언서의 경주 APEC 홍보가 성사된 배경엔 APEC 준비위원장인 김민석 국무총리의 아이디어가 있었다. 김 총리가 “글로벌 인플루언서를 섭외해 APEC과 경주 문화를 알리는 홍보전을 하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APEC 준비기획단은 글로벌 인플루언서 6팀을 초대해 지난 15일부터 1박2일간 경주 팸투어를 진행했다.
김 총리가 이번 APEC 준비 과정에서 각별히 신경쓰며 방점을 찍은 건 이처럼 한국 문화를 홍보하는 일이었다고 한다. 김 총리는 28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도 “(APEC은) 한류와 K-컬처의 위상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진 지금 우리 문화의 뿌리와 현재를 동시에 보여줄 절호의 기회”라며 “무엇보다 한국의 문화적 매력에 흠뻑 빠져 있는 글로벌 흐름을 서울을 넘어 지역으로 견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지난 8월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함께 경주를 찾아 문화·관광만을 주제로 한 별도의 현장시찰에 나서기도 했다.
실제로 APEC 현장 곳곳엔 김 총리가 심어 놓은 문화적 디테일이 적지 않다. 총리실 관계자는 “김 총리가 한국 문화를 어떻게 매력적으로 전달할지를 고심한 결과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성사시켰다”고 전했다.

우선 APEC 참석을 위해 입국하는 해외 정상과 기업인에겐 명함 크기의 ‘웰컴 카드’가 제공된다. 김 총리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이 웰컴 카드에 인쇄된 QR 코드를 휴대폰 카메라로 찍으면 ‘Discover Korea’s Culture & Heritage Through Gyeongju’(경주를 통해 한국의 문화와 유산을 발견하다)는 인터넷 홈페이지로 연결된다. 이 사이트에선 경주 문화와 볼거리 및 한복을 소개하고 있다. 또 K-팝 가수 악동뮤지션이 한글날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노래 ‘가나다같이’를 통해 간단한 한글을 배울 수 있는 안내도 받을 수 있다.
행사 귀빈에겐 85쪽 분량의 영문 책자 『A short history of Korean art(한국 예술사 개론)』도 제공될 예정이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저자인 유홍준 관장이 문화체육관광부와 손을 잡고 APEC을 겨냥해 발간한 책자다. 김 총리가 “사찰이나 관광지에 있는 영문 브로슈어(안내 책자)는 제각각이고 언제 써진 건지도 모르는 게 많다”며 “금관 등 10개 정도의 아이템을 갖고 아주 쉽게 한국 역사를 압축해 설명할 수 있는 영문 책자를 좀 마련해달라”고 주문하자 유 관장이 특별히 심혈을 기울여 이 책을 준비했다고 총리실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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