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AC 2025 특별기고] 웨이모와 사이버 보안: 자율주행이 디지털 보안에 주는 통찰

2025-05-03

“보안의 미래는, 기계의 정밀함과 인간의 통찰이 조화를 이루는 것”

2025년 4월 28일부터 5월 1일까지, 세계 최대 사이버보안 컨퍼런스인 ‘RSA 컨퍼런스 2025(RSAC 2025)’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에서 개최됐다.

다음은 전 세계 보안 전문가들과 기업, 정부 관계자 4만명 이상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린 RSAC 2025 현장 취재를 다녀온 파고네트웍스 줄리아나 호프슈테터 디지털 마케팅 매니저의 현장 리포트 내용이다.

[RSAC 2025 특별 기고]

웨이모와 사이버 보안의 거울: 자율주행이 디지털 보안에 주는 통찰

샌프란시스코에서 RSA 컨퍼런스를 취재하며, 길거리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운전자가 없는 차량이 조용히 도로를 누비는 모습이었습니다. 바로 알파벳(Alphabet Inc.)의 자회사로 자율주행 기술 선도 기업, Waymo의 차량들입니다. 재규어 I-PACE 전기 SUV 기반으로 제작된 이 차량들은 완전한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사람의 개입 없이 도심을 운행하고 있었습니다. Waymo는 단순한 자율주행 차량 제조사가 아닙니다. 이들은 ‘이동 수단’에 대한 개념뿐만 아니라, ‘제어’와 ‘신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운전자가 없는 Waymo 차량은 센서, 카메라, 레이더, 그리고 머신러닝에 기반한 판단 체계를 통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독립적으로 결정을 내립니다. 이들은 인간처럼 반응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빠르고, 일관되며, 신중하게 행동합니다.

한편으로 이는 마치 미래를 경험하는 듯한 경이로움이기도 합니다. 운전 중 잠이 들 수 있고, 음주나 부주의,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사고 우려가 사라지는 세상. 자율주행 기술은 교통사고를 줄이고, 이동의 효율을 높이며, 운전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새로운 자유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술 아래에는 더 깊은 질문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시스템이 실패하면 어떻게 되는가? 우리는 통제할 수 없는 기술을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가? 문제가 생기면 책임은 누가 지는가?

이러한 질문은 비단 자율주행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오늘날 사이버 보안이 마주한 현실과 정확히 겹쳐집니다. 현재 보안 업계는 AI와 자동화 기술을 앞세워 보안 운영의 혁신을 꾀하고 있습니다. 자동화된 위협 탐지, 네트워크 모니터링, 이상 행위 격리, 그리고 무인 대응까지, 인간의 개입 없이도 위협을 신속히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은 이론적으로 매우 이상적입니다. 하지만,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듯, 그만큼 새로운 리스크도 함께 동반됩니다.

Waymo의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자동화는 만능이 아닙니다. 철저한 테스트, 지속적인 학습, 그리고 강력한 안전장치가 전제되어야만 합니다. Waymo 차량이 자전거가 갑자기 방향을 틀었을 때 그 의도를 파악하고 대응하듯, 보안 시스템 또한 단순한 이상 징후가 실제 위협인지, 정상적인 행위인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섬세하고 비정형적인 패턴 인식이 보안에서도 중요해진 시대입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교훈은 ‘기술’ 그 자체가 윤리적 결정을 요구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Waymo는 상황에 따라 ‘충돌을 피하기 위해 탑승자를 위험에 노출시킬 것인가’, ‘보행자와 운전자 중 누구의 안전을 우선할 것인가’와 같은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알고리즘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 판단의 문제입니다.

사이버 보안도 마찬가지입니다. 위협이 의심되는 행위를 자동으로 차단할 것인가, 혹은 확인을 거쳐 운영을 우선시할 것인가?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할 것인가, 위협 대응을 빠르게 할 것인가? 모든 선택은 일정 수준의 트레이드오프를 동반하며, 그 결정에는 인간의 판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Waymo는 단지 자율주행 차량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신뢰받는 자동화’를 구현해 가는 과정 그 자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이버 보안 분야도 같은 길을 걷고 있습니다. 수많은 알림과 알고리즘 속에서, 사람과 기술이 함께 신뢰를 쌓아가는 중입니다.

완전히 자율적인 보안은 없습니다.

우리가 만들어갈 보안의 미래는, 기계의 정밀함과 인간의 통찰이 조화를 이루는 공동 운전(co-driving)의 길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길은, 언제나 ‘정상 작동’만을 가정해서는 안 됩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도 우아하게 실패할 수 있는 시스템 설계, 그것이 Waymo가 우리에게 전하는 가장 큰 보안 교훈일지도 모릅니다.

[글. 파고네트웍스 줄리아나 호프슈테터 디지털 마케팅 매니저 / PAGO Networks Juliana Hofstetter Digital Marketing Mana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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