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정부가 플라스틱 물티슈 판매를 전면 금지한다.
19일(현지시간) B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이날 플라스틱 물티슈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로써 2027년 봄부터 영국 전역에서 플라스틱 물티슈 판매가 중단될 예정이다. 일부 지역은 더 빨리 금지 조치가 시행된다. 스코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는 2026년 중 판매 금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판매를 막는 가장 큰 이유는 하수구 막힘과 심각한 환경 문제 때문이다. 플라스틱 물티슈는 화장지처럼 물에 녹지 않아 변기에 버려질 경우 서로 엉켜 하수관과 배수구를 막는다. 편리함 때문에 많은 이들이 변기에 버리지만, 연구 결과 대부분의 물티슈는 애초 변기에 버리는 용도로 제작되지 않았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에는 “물티슈를 변기에 버릴 경우 벌금 또는 징역형에 처할 것”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들기도 했다. 수자원 당국은 물티슈 무단 투기를 막기 위해 단속을 강화했고, 북동부 상하수도 업체 ‘노섬브리아 워터’는 물티슈를 포착·회수하는 크레인형 기계를 개발해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물티슈를 흘려보낸 가구가 특정되면 수천 파운드의 벌금이나 최대 2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
영국 농업환경농촌부에 따르면 영국에서 매년 사용되는 물티슈는 약 110억 장에 달하며, 이 가운데 5장 중 2장꼴로 플라스틱이 포함돼 있다. 플라스틱 섬유가 들어간 물티슈는 물속에서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쉽게 엉키며 하수도를 막히게 한다.
실제 런던 서부의 한 하수구에서는 물티슈와 기름이 뒤엉켜 형성된 거대한 ‘덩어리’가 발견된 바 있다. 이 덩어리는 이층버스 8대 무게에 맞먹는 규모로, 전문팀이 분해 작업을 하는 데 한 달 이상이 걸렸다. 영국 수도회사들은 이러한 문제 해결에 매년 약 2억 파운드(약 3851억원)를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 문제도 심각성이 크다. 플라스틱은 자연 분해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수구를 빠져나간 물티슈는 강과 바다로 흘러 들어가 생태계에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 실제 영국 환경식품농촌부 조사에서는 해변 100m마다 평균 20개의 플라스틱 물티슈가 발견됐다.
영국 정부는 2023년 10월부터 플라스틱 물티슈 제조·판매 금지 여부를 두고 사회적 논의를 진행해 왔다. 당시 설문조사 응답자의 95%가 금지에 찬성했고, 이를 바탕으로 이번 법안이 추진됐다.
수도회사들은 이번 조치를 환영하면서도 의료용 물티슈나 호텔 등 일부 업종에는 여전히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추가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결국 변기에는 화장지만 버리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