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 지역 분쟁으로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태국이 캄보디아 국경 육로 출입을 전면 차단했다.
24일 AP통신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태국 군은 전날 캄보디아와 육로로 연결되는 16개 국경 검문소를 봉쇄했다.
태국 군은 캄보디아에 의한 주권 위협과 온라인 사기 등 국경 지역 범죄 급증을 이유로 들었다.
이에 따라 검문소에서 외국 관광객을 포함한 모든 사람과 차량의 캄보디아 출입이 제한되고, 국경 무역과 상업 활동도 중단된다.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학생, 환자, 생활필수품 구매자 등 일부를 제외하고 캄보디아 국경 출입을 통제한다고 전날 말했다.
그는 캄보디아 내 사기 범죄 조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물품 수출 차단도 검토 중이며, 국제 사회와 함께 동남아 지역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범죄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포이펫 등 태국과 인접한 캄보디아 국경 지역에는 도박이 불법인 태국 국민들이 많이 찾는 카지노 단지가 있다.
캄보디아 국경 지역은 미얀마와 더불어 온라인 사기 조직 근거지로도 꼽힌다.
태국 군도 성명을 통해 캄보디아와 접한 6개 주 모든 국경 검문소에서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모든 국경 통과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조치는 캄보디아가 태국으로부터 가스 등 연료 수입을 중단하고 양국 간 국경 검문소 두 곳을 영구 폐쇄한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양국이 보복 조치를 주고받으면서 국경 지역 충돌로 불거진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태국 북동부 국경지대인 우본라차타니주 남위안 지역에서 양국 군이 소규모 총격전을 벌여 캄보디아 군인 1명이 사망했다.
이후 패통탄 총리와 훈 센 캄보디아 상원의장의 통화 내용이 유출돼 파문이 일었다.
패통탄 총리는 아버지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가까운 사이인 훈 센 의장에게 '삼촌'이라고 부르며 캄보디아 국경 지역을 관할하는 자국군 제2 사령관을 깎아내렸다.
연립정부 내 제2당인 품짜이타이당이 이를 계기로 연정에서 탈퇴했고, 야권은 총리 퇴진과 의회 조기 해산을 요구하고 있다.
패통탄 총리는 남은 연정 참여 정당의 이탈을 막고 개각을 준비 중이지만, 법적 위기에도 직면했다.
친군부 세력 등 보수 진영이 장악한 것으로 알려진 상원은 헌법재판소와 국가반부패위원회(NACC)에 총리 탄핵을 청원했다.
NACC는 통화 유출 파문과 관련해 패통탄 총리의 윤리 위반을 조사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법재판소도 다음 달 패통탄 총리 탄핵 청원 접수를 검토할 예정이다. 헌재가 사건을 받아들여 심리에 나서면 총리 직무 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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