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과급↑∙집도 지원"…국민연금 운용직 첫 채용 설명회

2025-10-29

지난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 최종 합격한 후 임용을 포기한 인원이 10년래 최대치를 찍었다. 기존 직원의 퇴직, 신규 채용 경쟁률 우하향 속에서 국민 노후자금을 굴릴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걸 보여준다. 기금운용본부는 우수한 기금운용직을 유치하기 위해 설립 후 최초로 운용 전문가 대상 채용설명회까지 진행했다.

29일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이후 기금운용본부 최종합격 후 입사를 포기한 운용직은 6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엔 15명이 이탈하면서 최근 10년 중 가장 많았다. 올해도 7월까지 3명이 합격하고도 본부로 오는 걸 포기했다.

임용 포기자 대부분은 기금운용본부에서 실무 허리 역할을 맡을 책임·전임급(5개 직급 중 3·4번째)이다. 책임은 7년 이상, 전임은 3년 이상의 투자실무경력을 가져야 입사할 수 있다. 연금공단 측은 "개인 사정"이라고 했지만, 처우가 당초 기대에 못 미쳐 입사 전 보수 협의에서 틀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는 사이 기금운용본부를 떠나는 기존 운용직들의 발길도 끊이질 않고 있다. 2020~2024년 본부의 누적 퇴직 인력은 136명에 달한다. 이 중 금융권으로 재취업한 사람이 절반 넘는 69명(50.7%)이다. 검증된 인력 상당수가 서울 중심의 동종 업계로 넘어가는 셈이다.

국민연금기금 적립금 규모는 올 7월 말 기준 1304조원을 넘는다. 세계 3위 연기금을 불려줄 운용직이 나가는 데엔 민간 금융업계보다 낮은 보상 수준, 본부(전주) 이전 이후의 지방 근무 거부감 등이 영향을 미친다. 연금공단은 "운용직 보상 수준이 시장 대비 50% 정도"라고 밝혔다. 또한 서울 근무와 비교해 자녀를 키우고 경력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기금운용본부는 28일 신청자 수십명을 대상으로 1시간 가까이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진행했다. 민간 경력직인 자산 운용 전문가만을 위한 채용설명회를 연 건 1999년 본부 설립 이래 26년 만에 처음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날 본부 관계자는 "우수한 지원자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했다"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이번 설명회에선 운용직 채용 절차뿐 아니라 근무 여건, 보상 체계 등에 대한 안내가 상세히 이뤄졌다. 올해 귀속 성과급부터 기본급 총합의 1.5배로 개선된다는 점, 전주 근무에 따른 단기숙소 지원, 해외 근무·연수 기회 등을 내세웠다. 근속연수가 짧은 데 지리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냐는 사전 질문엔 "퇴직에 복합적 원인이 있지만, 지방 근무도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현실적인 답변도 나왔다.

서명옥 의원은 "기금운용본부 합격 후 임용 포기가 이어지는 등 우수 운용직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국민연금기금 운용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인센티브 확대 등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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