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정조준? 징둥, 물류 거점 확대하며 국내 시장 노크

2025-09-15

이천·인천 물류센터 가동…서울 본사 인력 채용도 확대

영국서 물류 → 커머스로 확장한 전례…한국서도 가능성

직매입·선(先)배치 전략…쿠팡 로켓배송과 닮은 구조

규제·관세·소비자 신뢰 확보 등 남은 과제 산적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중국 이커머스 기업 징둥닷컴이 한국 시장에서 물류 기지 확충과 조직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이천 물류센터 가동에 이어 서울 본사에서 HR 담당자 채용에 나서면서 단순 물류 거점을 넘어 커머스 확장 기반을 다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 이천·인천 거점 구축, 본사 인력 보강까지

15일 업계에 따르면 징둥의 한국 자회사 징동코리아는 지난 4월 경기도 이천과 인천에 물류센터를 설립해 운영을 시작했다. 이천 센터는 반려동물 식품 등 보관 조건이 까다로운 펫커머스 상품 전용으로 꾸려졌으며 자동포장기 등 자동화 설비도 갖췄다. 인천 센터는 미국 소비재 브랜드의 국내 물류 대행과 국내 뷰티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통합 창고 역할을 하고 있다.

물류망이 자리 잡자 서울 본사 인력 보강도 이어졌다. 징둥은 최근 HR 담당자 채용 공고를 내 인사 정책, 성과·보상 제도, 조직 관리 전반을 담당할 인력을 모집했다. 단순 지원센터가 아니라 본사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5월에는 통관 전문가, 물류 시스템 매니저, 운영 전문가 등 핵심 경력직 채용도 진행했다.

이 같은 행보는 글로벌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징둥은 2022년 영국에서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 당일·익일 배송 체계를 완비한 뒤 지난해에는 '조이바이(JOYBUY)'라는 이름으로 자체 커머스 플랫폼을 시험 운영했다. 물류를 기반으로 커머스로 확장한 전례가 있는 만큼 한국에서도 유사한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 데이터 축적·직매입 전략…쿠팡식 모델과 겹쳐

현재 징둥은 소비자 직접 공략보다는 기업 고객인 화주(貨主)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화주를 확보하면 안정적인 물류 수익을 올리는 동시에 판매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 이는 향후 커머스 플랫폼 진출 시 곧바로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징둥은 기존 팀프레시가 맡던 펫프렌즈 물량을 따낸 데 이어, 3자물류(3PL) 사업 확대를 통해 고객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업 방식은 쿠팡의 로켓배송 모델과 겹친다. 직매입 방식을 기반으로 중국 물량을 국내 창고에 미리 배치하면 배송뿐 아니라 교환·반품 속도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초저가 해외직구 모델이라 쿠팡과의 직접 경쟁은 제한적이지만 징둥은 물류를 무기로 쿠팡과 같은 무대에 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커머스로 직행하기에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징둥의 국내 사업이 오픈마켓으로 분류될지, 해외직구·역직구 플랫폼으로 볼지에 따라 규제와 세제 적용이 달라진다. 미·중 갈등 심화로 관세와 물류비가 오르면 가격 경쟁력도 흔들릴 수 있다. 정품 보장과 AS를 중시하는 한국 소비자 특성에 맞춘 서비스 체계 마련도 필수다.

무엇보다 쿠팡이 이미 탄탄히 자리 잡은 시장에서 충성 고객을 얼마나 끌어올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쿠팡에 락인된 고객이 많아 이들을 어떻게 공략할지가 징둥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mky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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