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一山有四季,十里不同天” 하나의 산에 네 계절이 있고 십 리를 가면 기후가 달라진다. 윈난은 그만큼 기후와 지역과 민족이 다양하다. 그 다양한 윈난에는 과일도 많고 각종 채소나 버섯 등 먹거리가 풍부하지만 윈난 하면 누가 뭐라고 해도 대표적인 것은 푸얼(普洱)의 푸얼차(普洱茶)다.
사각형으로 된 것, 원형으로 된 것 등 모양도 다양하나 푸얼차(普洱茶)의 대표적인 모양은 원형으로 된 원차(圆茶)다. 이 원차의 무게는 357g이다. 중국에 가거나 차 가게에 가면 불문율처럼 원차의 무게는 모두 다 357g이다.



그렇다면 왜 윈난 사람들은 이렇게 357g을 고집했을까? 여기에는 윈난인들의 놀라운 지혜가 담겨있다. 보통 원차는 일곱 개의 원차를 하나로 묶어 대나무를 이용해서 포장했다. 이렇게 하면 357g×7=2.5kg이 된다. 이것을 말에 싣는데 당시 말이 싣고 움직일 수 있는 최고 무게는 60kg이었다. 이 무게를 실어야만 말은 하루에 약 60km를 갈 수 있었다. 2.5kg 원차를 대나무 광주리에 12개를 실으면 정확하게 30kg이 되고 이것을 말의 양쪽 광주리에 실으면 딱 60kg 즉 말이 실을 수 있는 무게에 딱 맞고 또 균형 있게 실을 수 있는 것이다.
윈난인들은 이렇게 해서 보이차를 차마고도를 통해 동남아시아를 비롯하여 여러 나라와 티베트고원으로 운반했던 것이다.


홍콩, 대만을 비롯하여 동남아에 공차라는 차 커피 체인점이 있는데 공차는 황제가 마시는 차를 의미한다. 황제가 마시는 차처럼 귀하고 품질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커피와 차의 생육조건은 완벽하게 일치한다. 차가 재배되는 곳은 커피가 재배되고 커피가 재배되는 곳에서도 차가 재배된다. 차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실론 스리랑카도 처음엔 커피를 재배했으나 커피나무에 전염병이 돌면서 커피나무를 베어내고 차를 심기 시작하여 지금의 실론이 되었다.


커피는 남회귀선, 북회귀선 이내의 남, 북위 25도 이내 아열대 지역 해발 1000m 이상의 고원지대에서 재배되는데, 기후가 더워져 각종 병충해로 인한 수확 감소가 원두 가격을 올리고 있고, 물가 인상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여 커피 소비를 주춤하게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세계인들이 커피를 줄일 리는 없을 것이다.


5000년에 가까운 중국의 차 문화가 최근 커피에 서서히 밀려나고 있다. 중국 최고의 차 생산지 운남성 푸얼(普洱)시에서 차밭을 갈아엎고 커피나무를 심고 있다. 보이시(普洱市)뿐만 아니라 윈난 곳곳에 차 대신에 커피를 재배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차의 본고장 윈난이 곧 커피의 고장으로 탈바꿈할 날도 멀지 않은 듯하다. 커피도 좋고 차도 좋다.
권오기 여행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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