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이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기소된 트레버 힐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 총괄사장에게 벌금 1억50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박준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힐 전 사장의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등 혐의 첫 공판에서 이같이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힐 전 사장 측은 “힐 전 사장은 전형적인 전문경영인으로 대기환경보전법이나 (배출가스) 인증 문제에 대해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며 “그 부분을 잘 살펴봐 달라”고 했다.
재판부는 선고기일을 9월 18일 오후로 지정했다.
힐 전 사장에 대한 재판은 그가 기소된 뒤 독일로 출국해 수년간 미뤄졌다가 재판부가 공시송달로 진행하기로 하면서 이날 처음으로 열렸다. 2017년 1월 기소된 지 8년 6개월 만이자 2019년 12월 준비 기일이 종결된 지 5년 7개월 만이다.
공시송달은 소송 서류 등을 당사자에게 직접 전달하기 어려울 때 법원 게시판 등에 게시해 송달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힐 전 사장은 이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힐 전 사장은 ‘유로5’ 환경기준이 적용된 경유 차량의 배출가스 조작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묵인한 채 해당 차량을 수입·판매한 혐의로 2017년 1월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같은 해 8월 골프 2.0 TDI 등 폭스바겐 주요 디젤 차종 모델의 카탈로그에 친환경 관련 성능을 허위·과장되게 기재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같은 시기 재판에 넘겨진 AVK 법인은 벌금 11억원, 박동훈 전 AVK 사장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2022년 11월 확정됐다.
1심은 배출가스 조작 관련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으나 2심은 배출가스 조작을 한국법인 관계자들이 인식했다고 볼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혐의 대부분에 무죄를 선고했고 이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