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위, 본인전송요구권 전산업 확대 위한 시행령 개정 추진…중소기업 부담 완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위원장 고학수)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강화를 위해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 이번 개정안은 본인전송요구권의 적용 범위를 대폭 넓히면서도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마련됐다.

20일 개인정보위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본인전송요구권 확대를 위한 시행령 개정안 설명회’를 개최했다. 본인전송요구권은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자신의 개인정보를 본인에게 직접 전송해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그동안 이 권리는 의료·통신 등 일부 분야에 한정돼 있었으나, 개정안은 이를 전 산업 분야로 확대한다. 다만, 연매출 1,500억 원 이상이면서 100만 명 이상의 개인정보 또는 5만 명 이상의 민감·고유정보를 처리하는 중견기업 이상 사업자만 대상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은 정보전송자에서 제외돼 비용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개정안은 개인정보 전송 절차와 방법도 구체화했다. 자동화된 도구를 이용할 경우 정보전송자와 대리자 간 사전 협의를 거쳐 합의된 방식으로 전송해야 하며, 정보전송자가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개인정보 열람·조회 시 다운로드할 수 있는 기능도 본인전송 방법으로 인정된다. 개인정보위는 이를 통해 이용자가 보다 쉽게 자신의 개인정보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입법예고 기간(6월 23일~8월 4일) 동안 업계에서는 ▲전송시스템 구축 비용 부담 ▲영업비밀 유출 가능성 ▲전문기관의 정보 오남용 우려 ▲시스템 구축 유예기간 필요성 등을 주요 쟁점으로 제기했다.

이에 개인정보위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은 아예 전송자 대상에서 제외해 부담을 줄였으며, 중견기업 이상 사업자도 홈페이지를 통한 다운로드 기능만 추가하면 되기 때문에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개인정보를 분석·가공해 새롭게 생성된 정보는 본인전송 대상에서 제외되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통해 영업비밀 유출 가능성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전문기관의 정보 관리 소홀 우려에 대해서는 지정 과정에서 엄격한 심사와 감독을 거치므로 유출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업계의 현실적 어려움을 고려해 개정 시행 이후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둘 계획이다.

개인정보위는 입법예고 외에도 통합·관리 전문기관 설명회(7월 1일), 온라인쇼핑협회·인터넷기업협회 간담회(8월 4일), 시민단체 간담회(8월 18일) 등을 통해 업계와 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했다. 앞으로도 정기적인 소통 자리를 마련해 현장의 목소리를 제도 개선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하승철 개인정보위 범정부 마이데이터 추진단장은 “산업계의 우려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해관계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건설적인 의견은 개정 과정에 꾸준히 반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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