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0조 원 규모의 국고보조금을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로 지급하는 ‘2차 한강 프로젝트’와 관련해 "투자할 의지가 있는 은행하고만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8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국고보조금 사업을 한은의 디지털화폐 사업인 한강 프로젝트의 한 부분으로 진행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사업은 지난 22일 ‘새 정부 경제성장전략’에서 공개된 내용으로 국고보조금 수령자에 현금이나 바우처 대신 디지털 화폐를 지급하는 사업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예금 토큰 거래를 실시간으로 체크·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사용처를 제한할 수 있어 지급 당시 예정됐던 보조금 사용 용도로만 이용이 가능하다
이 총재는 "디지털 화폐로 보조금을 지급하면 특정 사업 목적의 보조금일 경우 관련 업체에서만 결제되도록 프로그래밍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최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은에 방문했을 때 제안을 줬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지난 7월 1차 한강 프로젝트 실험을 종료했으며 이르면 올해 말 부터 2차 한강 프로젝트를 재개할 방침이다.
이 총재는 이번 프로젝트는 일부 은행과 진행하겠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그는 "1차 프로젝트 때의 경험을 살려서 모든 은행에 오픈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할 의사가 있는 은행 위주로 하겠다"고 말했다.1차 프로젝트에서 참여 은행들이 인프라 투자 비용 등을 놓고 한은에 불만을 제기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