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을 벌기 위해 남편은 재력가 미혼남 행세를, 아내는 남편의 누나 역할을 맡아 혼인 빙자 사기를 벌인 사실혼 관계 부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형사6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43·남)와 B씨(54·여)에게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8년 5월부터 2019년 9월 사이 피해 여성 C씨에게 혼인 사기 행각을 벌여 81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이혼 후 홀로 자녀를 양육하는 C씨에게 접근해 '광주·서울 등지에서 대형 예식장을 운영하는 재력가 집안의 자녀'라고 속였다. 이 과정에서 B씨를 자신의 셋째 누나로 소개했다. B씨는 A씨의 누나인 것처럼 행동하며 이들의 결혼을 부추겼다.
하지만 A씨와 B씨는 수년째 동거해온 사실혼 관계의 부부였다. 부부인 것을 속이고 위장 결혼으로 돈을 벌기 위해 C씨에게 접근한 것이다.
A씨는 "자녀를 위한 기도비가 필요하다"거나 "전세집 담보 대출금을 들고 있으면 화를 입는다" 등의 거짓말로 C씨의 돈을 가로채기도 했다.
또 C씨에게 신혼 가전을 사야 한다며 돈을 빌려 가거나 또는 신용카드를 빌려달라고 한 뒤 B씨가 대신 갚아줄 것처럼 속인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C씨 아버지 명의의 휴대전화 2대를 개통해 A씨와 B씨가 각자 사용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지인에게 함께 유흥주점을 운영하자고 속인 뒤, 유명 역술인에게 사업 성공을 기원하는 기도비 명목으로 111차례에 걸쳐 360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이렇게 C씨와 지인에게 가로챈 돈은 자신들의 생활비 또는 유흥비로 탕진했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은 자신의 신분과 재력을 기망하고 혼인을 빙자해 큰 피해를 줬다"며 "A씨는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