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베트남 기업인들이 에너지를 비롯해 디지털·첨단산업에 이르기까지 한 차원 더 높은 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다양한 방안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12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또럼 베트남 공산당서기장을 비롯해 한국에서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추형욱 SK이노베이션(096770) 대표, 현신균 LG CNS 사장, 정준호 롯데쇼핑(023530) 대표 등 300여명의 기업인과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최영삼 주베트남 한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베트남 측에서는 부이 타잉 썬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 응우옌 반 탕 재무부 장관, 응우옌 홍 지엔 산업무역부 장관 등 정부 인사와 레 만 훙 페트로베트남 그룹 회장, 따오 득 탕 비엣텔 그룹 회장, 류 쭝 타이 밀리터리뱅크 회장을 비롯한 주요 기업인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김 총리와 또럼 서기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현재보다 한 층 더 높은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 김 총리는 베트남 국부로 불리는 호치민 초대 국가주석이 '"폭풍은 소나무와 잔나무가 얼마나 굳건한지 보여줄 기회'라는 말을 인용하며 "수직적 관계서 첨단산업으로 협력 관계 발전시키고 다층적으로 나아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또럼 서기장역시 "베트남은 토지와 시장, 잠재력이 있고 한국은 경험과 기술이 있다"며 "일반적인 경제협력 모델에서 경제연계와 새로운 협력모델을 통해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한국과 베트남은 수교 이후 경제와 문화 전반에 걸쳐서 끈끈한 교류를 이어가며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협력의 동반자로 발전해 왔다”며 “한국은 베트남에 가장 많이 투자한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양국은 서로에게 위기 가운데 손잡을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고 했다.
실제로 양국 간 교역액은 1992년 5억 달러에서 지난해 867억 달러(약 120조 원)까지 증가했다. 현재 베트남은 중국과 미국에 이은 한국의 제3위 교역국이며 한국도 베트남의 3대 교역국이다. 아울러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누적 925억달러)이 됐으며 현재 약 1만개 우리 기업이 베트남에서 활동 중이다.
양국 기업 간 교류도 활발하다. 대한상의는 수교 직후 베트남상의와 공동으로 설립한 한-베트남 경제협력위원회를 통해 경제사절단 파견·영접 6회, 기업인 합동회의를 9회 개최하는 등 경제인 교류·협력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현장 애로 해소를 지원하기 위해 2009년부터 베트남 사무소도 함께 운영 중이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국내 대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발표자로 나서 양국의 협력 유망 분야인 △디지털 △첨단산업 △공급망 △에너지 등의 분야에 대한 협력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는 "베트남 역시 아직 전력소비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조만간 전력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에스케이는 베트남의 전력수요를 감안해서 전력수요조절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009540) 대표는 "베트남은 최고의 자연환경와 인적자산, 최고의 시황과 완벽한 파트너를 갖추고 있어 조선업을 아주 잘할 수 있다"며 "베트남은 지금 글로벌 5~7위정도를 하고 있는데 글로벌 빅3에 베트남이 올라서는게 머지않을것이라 생각"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측에서도 호응하는 제안이 이어졌다. 레 만 홍 페트로베트남 회장은 '페트로 베트남 자회사와 공동운영개발' 등의 에너지 협력을 쩐 바즈 엉 THACO 회장은 ‘핵심 산업 분야 공급망 고도화’에 대해 의견을 피력했다.
특히 이날 포럼에서는 민간 경제 협력의 의지와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는 52건의 양해각서(MOU) 체결도 있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효성중공업, KT, 한전KDN, 한국관광공사 등 47개 우리 기업 및 기관과 37개 베트남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하여 에너지, 조선, 항공에서부터 AI, 첨단소재, 드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윤철민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베트남은 아세안 핵심 협력국으로서 경제협력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해야한다.”며“지난 2022년 양국 정상회담 당시 설정한 목표인 ‘2030년 교역액 1500억불 달성’을 위해서는 전통 제조업에 머물고 있는 협력 범위를 디지털 ․ 첨단산업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 나가는 고도화 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