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목표치 절반 줄여라"…대출모집인 신청 중단

2025-07-09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절반으로 줄여 보고할 것을 요청하면서 은행권 대출 심사가 강화되고 한도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은 가계대출 수요 억제를 위해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택담보대출 신청을 잠정 중단하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조정해 다시 보고할 것을 요청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6.27 부동산 대출규제'에서 하반기 가계대출 공급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50% 감축하기로 한 데 따른 조치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율을 명목 경제성장률(GDP)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기조로 이를 관리하고 있다. 올해 초 명목 GDP 성장률 전망치는 3.8%였으나 최근 국내외 기관들이 올해 성장률을 대폭 낮추고 있는 만큼, 가계대출 총량 목표 수정이 불가피하다. 가계대출 총량 규모는 당초 공급계획의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기로 하면서 20조원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은행권은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부응하기 위해 대출모집인을 통한 대출 신청 중단에 나서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7~8월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신청을 중단한다. 다만 은행을 직접 방문하거나 비대면을 통한 신청은 가능하며, 전세대출은 별도 제한이 없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한도 관리를 위한 조치로 이달 실행 예정인 대출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도 7월 실행분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접수를 중단한 상태다.

일부 주요 은행들은 주담대 금리를 높게 유지해 대출수요를 억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5년 주기형 주담대 금리를 연 3.57~4.77%로 책정했다. 지난달 30일(연 3.51~4.71%)과 비교해 0.06%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신한은행은 신잔액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연동돼 금리가 6개월마다 바뀌는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를 0.08%p 인상했고, 하나은행도 주담대 대환대출 상품의 최저금리를 0.1%p 올렸다.

이달부터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으로 지방을 제외한 수도권 은행과 2금융권의 모든 가계대출에 1.5%의 가산금리가 더해지면서 차주의 대출한도도 줄었다. 고강도 규제에도 가계대출 급증세는 3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7일 국정기획위 업무보고에서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이 가격 상승세와 거래량 모두 지난해 8월 수준을 넘어서는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가계부채 리스크가 증대됐다"며 "가계대출은 주택시장 과열의 영향으로 8~9월 중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대출 동향을 지켜보고 필요시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추가 대책으로는 정책대출이나 전세대출 등을 포함한 DSR 적용 범위 확대와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추가 강화 등이 거론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출 규제와 관련해 "맛보기 정도에 불과하다"며 "부동산과 관련된 정책은 많다. 공급 확대책, 수요 억제책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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