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전남 신안 해상에서 발생한 퀸제누비아2호 좌초 사고가 항해사와 조타수의 과실로 조사되는 가운데 국내에서 운항 중인 여객선 선원 10명 중 4명은 외국 국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운업계에서는 낮은 임금에다 고된 노동환경으로 외국인 선원 비중이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0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내항선(국내 여객선 및 유도선·예인선 등) 부원은 2747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내국인은 58%(1593명), 외국인은 42%(1154명)다. 통상 선박 근무자는 해기사와 부원으로 근무한다. 해기사는 항해사(선장 및 1~3항해사)와 기관사(기관장 및 1~3기사), 부원(일반선원)은 조타수를 비롯해 갑판원·기관원·조리원 등으로 구분한다. 조타수는 선장을 도와 선박의 방향과 속도를 조정하고 항해 중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에 대응하는 임무를 맡는다.
선원 10명 중 4명 외국인…선장은 한국인
이번 여객선 좌초 사고로 해경에 긴급 체포된 일등항해사(일항사) A씨(40대)는 내국인, A씨를 도와 여객선을 항해했던 조타수 B씨(40대)는 인도네시아 국적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A씨가 휴대전화를 보느라 선박 변침(방향 전환) 시점을 놓쳐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타수인 B씨도 제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게 해경의 판단이다.
외국인의 경우 국제협약에 따라 자국에서 일정한 교육과정을 수료하면 다른 나라에서도 선원으로 취업할 수 있다. 나라별로 다르지만, 일본은 20일, 우리나라는 10일 정도의 교육을 받으면 된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 동남아지역 국가도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20여 년 전부터 일반 어선은 물론 여객선과 화물선 등에도 외국인 선원의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다. 선장과 기관장 등 해기사는 모두 한국인이지만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부원은 취업하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연안 여객선의 경우 주말과 공휴일은 물론 명절에도 근무하는 데다 월 300만원 수준의 임금에 불과해 30~40대가 외면하는 상황이다.
낮은 임금에 열악한 근무환경…내국인 꺼려
여객선사를 운영하는 한 업체 대표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내국인) 선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 한 명이 그만두면 충원하는 데 한 달도 넘게 갈린다”며 “선원이 없어 운항을 그만두는 사태가 곧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외국인 선원은 의사소통이 가장 큰 문제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단 한 명의 외국인도 채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퀸제누비아2호처럼 선장을 포함해 선원이 20여 명 수준인 대형여객선을 운영하는 업체는 인력난이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인 ‘조타수’까지 외국인을 채용하는 상황이다. 보통 전남과 충남처럼 육지와 섬을 오가는 여객선은 선장을 포함해 선원이 4~5명 정도인데 경력이 20~30년 정도로 해당 지역의 물길을 잘 아는 선원을 주로 채용한다. 이번에 사고가 난 퀸제누비아2호 조타수 B씨는 지난해 12월 내항 선원으로 들어와 1년 정도 근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안여객선 '물길 잘 아는 내국인 선원' 선호
해운업체 관계자는 “여객선협의회와 항만공사 등이 인력 양성에 나섰지만, 지원자는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젊고 유능한 해기사와 선원이 외항선으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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