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연구보조금 끊은 트럼프 행정부···고강도 예산 삭감에 ‘항의’ 잇달아

2025-05-06

내년 정부지출을 1630억달러(약 226조2400억원) 줄이겠다고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군 고위직 감축, 하버드 대학교 연구보조금 지원 중단, 해외 전염병 연구 자금 지원 중단 등 예산 감축 계획을 연달아 발표했다. 고강도 예산 삭감안을 두고 향후 행정부와 의회 간 갈등이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국방부는 5일(현지시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국방부 지도부에 4성 장군과 주 방위군 장성을 각각 최소 20% 감축하라는 내용이 담긴 ‘펜타곤 고위 리더십’ 관련 메모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메모에는 전체 장군 수를 최소 10%를 줄이라는 지시사항도 담겼다.

헤그세스 장관은 메모에서 “임무 달성을 위해 혁신과 작전의 탁월성을 주도하는 우수한 고위 지도자를 양성해야 한다”라면서 “리더십을 최적화하고 효율화하기 위해 과도한 장성 직위를 감축”하기 위해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도 정부 지출을 대폭 삭감하면서 국방비만은 13% 증액한 1조100억달러(약 1405조원)로 증액했지만 국방부도 인력 구조조정은 피해가지 못했다.

AP통신은 육군, 공군, 해병대, 우주군, 해군 등에 걸친 미군 내 장성은 800여명이며, 이 가운데 4성 장군은 44명이라고 전했다. 제이비어 브런슨 현 한·미연합사령관도 4성 장군인데, 미 국방부의 구조조정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교육부 지출에도 손을 댔다. 교육부는 하버드대에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수용할 때까지 앞으로의 연구보조금과 기타 지원금을 동결한다고 통보했다.

린다 맥마흔 교육부 장관은 이날 앨런 가버 하버드대 총장에게 “(학교가) 법적 의무를 지속해서 위반했다”며 정부의 연구보조금 지급을 멈추겠다는 서한을 보냈다. 맥마흔 장관은 하버드대가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 분위기와 보수적인 교수진을 상대적으로 적게 채용하는 관행, 인종을 고려해 입학생을 선발하는 정책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CNN은 행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정부가 연구보조금을 끊으면 하버드대가 연간 10억달러(약 1조3860억원) 이상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하버드대 대변인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가 대학에 전례 없이 부적절한 통제를 가하고 연구 자금을 삭감하겠다며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하버드는 정부의 불법적이고 도를 넘어선 조치를 계속해서 방어해 나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진보 담론’이 확산하는 미 대학을 겨냥해 각종 정부 지원을 끊으려 하고 있다. 하버드대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공개 거부하면서 6000만달러(약 834억원) 규모의 정부 계약 동결에 이어 ‘면세 지위’ 박탈을 위협받고 있다.

교육부는 학자금 연체율이 높은 대학에 대한 학자금 지원을 보류하겠다고도 밝혔다. 재무부는 이날부터 학자금 상환을 못 한 약 20만명의 채무자를 대상으로 추심 절차에 돌입했다. 교육부 대변인은 학자금을 갚지 않으면 올여름부터 임금 압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 행정부가 “위험하다”고 판단한 해외 전염병 연구에 대한 모든 자금 지원을 중단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자금 지원은 주로 중국과 이란 등 연구소와 협력하는 연구에 적용될 방침이다.

의회에서는 여당 안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 감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화당 소속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은 ‘저소득층 가구 에너지 지원 프로그램’(LIHEAP)과 ‘저소득층 교육 기회 프로그램’(TRIO) 등 복지 예산 삭감 계획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 1일 “LIHEAP 기금은 메인주 수천명의 주민에게 필수적인 지원을 제공한다”며 “(저소득 주민이) 난방과 냉방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생필품은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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