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글은 되고, 네이버는 안된다?

2025-09-16

구글이 15일(현지시각) 시가총액 3조달러(약 4154조원) 고지를 밟았다. 앞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에 이은 세계 4번째 대기록이다.

세계 자본시장 최대 대장주 자리를 하드웨어(HW)에 이어 그 다음 소프트웨어(SW)기업이 징검다리로 오르는 순열이 이번에도 들어맞았다.

지난 4월 맥을 못추던 구글 주가는 이날 70%가량 치고 올랐다.

업계에선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 반독점 소송과 맞물린 미국 법원 판결에 주목한다. 지난해 미국 법원, 즉 말해서 바이든 정부 시절 미국 연방 법원은 구글이 독점적 시장 지위를 휘두른다며 행정부인 법무부로 하여금, 크롬 브라우저 같은 검색 이외 비주력을 매각시키도록 압박했다.

결과적으론 버틴게 제값 같지만, 트럼프 2.0 내각을 맞으며 상황은 돌변했다. 기본적으로 미국 기반의 비즈니스에 자신감과 충만감을 갖고 있던 트럼프는 구글의 '압도적 강화 전략'을 승인했다. 법무부 또한 '매각' 같은 제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구글은 크롬 브라우저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를 손아귀 안에 쥐고 갈수 있게 됐다. 글로벌 IT업계에선 구글 공룡이 더한 독과점과 장악력도 발휘할 수 있게 됐다고 공언했다. 그것이 뉴욕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 4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구글 순다르 피차이 CEO를 포함해 내노라하는 미국 빅테크 수장들을 다 불러들여 차례대로 얼마를 미국 내 투자하겠냐며 여론 잔치를 벌였다. 이 자리에서 피차이 CEO는 수천만달러 직접 투자 계획을 밝히며 환심을 얻었다.

이런 정부의 북돋움이 아무 것도 아닌거 같아도 결과적으로는 시가총액 3조 달러 돌파로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 만약 이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아마도 어떤 특혜를 줬느니, 규제가 풀렸느니 하는 음모론이 앞서 제기될 것이다.

우리는 시가총액 36조8000억원 짜리 네이버를 갖고 있을 뿐이다. 구글이 이날 밟은 3조달러 고지의 112분의 1에 불과한 규모다.

그런데도 우리는 네이버가 뭐만 하려고 하면 막아나선다. 대기업집단 자격을 들고, 타 중소기업 상생요건을 적용한다. 혁신은 영악한 돈벌이로 해석되고, 신규 투자는 문어발 확장으로 받아들여진다.

구글이 우리 태생 기업처럼 너무 잘나가고, 네이버는 잘해도 천덕꾸러기인 상황이 지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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