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정부에서 엄청나게 가격 규제를 했는데 이번 정부는 좀 안 그랬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진선 한국식품산업협회장은 15일 서울 방배동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샘표식품 대표인 박 회장은 올 7월 말 제23대 한국식품산업협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원자재 가격 등의 상승으로 식품 가격이 인상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가격 통제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회장은 “(지난 주에 만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가격을 좀 어떻게 안 올릴 방법이 없느냐고 했다”며 “원자재와 인건비, 다른 경비들도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 기업들이 적자를 보면서 운영을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저희 회사(샘표식품)만 하더라도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분기도 있었다”며 “원가 절감을 위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 말고는 다 종속변수나 독립변수이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없다”고 토로했다.
박 회장은 식품업계에서 발생하는 인명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전을 우선시하는 경영진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업 안전 문제의 원인은 각 회사 최고경영자(CEO)의 마인드”라며 “안전 문제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마인드가 현재는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샘표식품에서의 일을 사례로 들었다. 1986년 준공한 샘표식품 공장에 25억 원을 들여 현 소방법에 준하는 기준으로 소방 설비를 갖추려 했는데, 간부들이 이를 손해라고 생각하며 반대해 실행까지 3년이나 걸렸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중대재해처벌법도 이렇게 마인드가 바뀌지 않으니 겁을 줘서 강제로라도 어떻게 하려고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도입을 추진하는 유전자변형식품(GMO) 완전 표시제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GMO가 아닌 콩은 인도나 중국 등지에서만 생산돼 공급량에 한계가 있고 가격도 비싸다면서 국산콩 등 GMO 아닌 콩을 쓰게 되면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어 그게 다 소비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또 해외에서 수입되는 식용유 등은 GMO 여부를 구분하는 것이 어려워 국내 기업이 역차별을 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K푸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다음 달 독일에서 열리는 최대 식품 박람회 아누가 2025에 우리나라가 주빈국으로 참가해 한국 식품의 우수성을 알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