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 ‘정보원’이, 맥락이 없어

2025-11-20

■편파적인 한줄평 : 그래서 뭘 말하고 싶은 건데.

뭘 말하고 싶은지, 맥락이 없다. 이야기는 산만해서, 마치 용건을 잊고 떠벌떠벌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사람을 마주하는 심정이다. 게다가 개그랍시고 던지는데 자신이 먼저 깔깔대니, 보는 이는 차갑게 식는다. 모르고 싶은, 영화 ‘정보원’(감독 김석)이다.

‘정보원’은 강등당한 후 열정도 의지도 수사 감각도 잃은 왕년의 에이스 형사 오남혁(허성태)과 굵직한 사건들의 정보를 제공하며 눈먼 돈을 챙겨왔던 정보원 조태봉(조복래)이 우연히 큰 판에 끼어들며 벌어지는 범죄 액션 코미디다. 김석 감독의 상업장편 데뷔작으로, 허성태, 조복래, 서민주 등이 출연한다.

‘범죄도시’를 꿈꾼 것일까.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일단 범죄코믹물로 가기엔 이야기 잔가지가 너무 많아 따라가기 산만하다. 여러 떡밥을 던져 후반에 딱 들어맞게끔 구조를 짜고자 했지만, 쓸데없는 정보들을 가지치기하지 않아 카타르시스를 예고하는 클라이맥스까지 가기 전부터 덜컥덜컥 걸린다. 게다가 클라이맥스서 주인공 아닌 제3자가 사건을 해결하니, 사이다처럼 시원한 맛이 터질리 만무하다. 뜬금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

오남혁과 조태봉의 주인공성도 부족하다. 대체 뭘 하고자 하는지 목적성이 뚜렷하지 않아, 이들에겐 이야기를 끌고가는 동력이 생기지 않는다. 보는 이가 주인공들의 동기에 올라타기 어려우니, 전개는 지루하고 남일처럼 느껴진다.

‘오남혁’ 캐릭터 설정도 무리하다. 극 중 이형사(서민주)에게 연정을 품는 순애보 설정이 자칫 위험하게 비친다.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것까지야 어쩔 수 없다쳐도, 상대의 의도 없는 행동을 러브 시그널로 착각해서 제멋대로 다가가는 것은 ‘웃기는 포인트’가 아닌, 관객마저 질색하게 만든다. 키스를 하려고 하거나, 스킨십하려고 수를 쓰는 것조차 비호감으로 비치니, 주인공성을 고려한 설정 맞나 의심이 될 정도다. ‘영포티’ 조롱밈이 또 하나 생길 수도 있겠구나 싶은 우려도 든다.

이렇다보니 재미는 커녕, 코미디 장치가 뭐 하나 제대로 터지질 않는다. 범죄코미디물에 범죄이야기도 선명하지 않고, 코미디도 작동을 못하니 러닝타임 103분이 길게만 느껴진다. 다음 달 3일 개봉.

■고구마지수 : 3.3개

■수면제지수 : 3.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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