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로가 된 이브, 방황마저 즐겁다.
가수 이브가 7일 오후 6시 세 번째 미니 앨범 ‘소프트 에러’로 돌아온다. 이브는 ‘소프트 에러’에 한층 더 단단해진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룹 이달의 소녀 멤버에서 솔로 가수로, 변화된 자아를 통해 세상과 마주한 후 느끼는 섬세한 ‘감정의 오류’를 담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브는 “소프트 에러는 일시적 오류라는 뜻의 단어다. 전작들로 새로운 시작과 행복을 찾는 여정을 보여줬다면, 이번엔 지금 단계에서 느끼는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각기 다른 감정의 6곡으로 솔직하게 담아냈다”고 소개했다.

더블 타이틀로 진행되는 이번 컴백 활동에서 이브가 직접 타이틀로 선택한 곡은 ‘소프(Soap)’다.
이브는 “처음에 회사에서 타이틀로 지정했던 건 ‘화이트 캣’이었다. 그런데 수록곡을 다 들어 보니 제게는 ‘소프’의 임팩트가 더 컸다. 그런 제 의견이 수용돼 더블 타이틀로 가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들었을 때 신나는 곡을 팬들도 좋아할 것 같다는 직감도 있었고, ‘소프’에 담긴 가사가 제 감정을 드러내기에 알맞다고 생각했다”며 “노래 마지막에 ‘내 목소리 들리지 / 걔네 말은 무시해’라고 세뇌하는 듯한 목소리가 들린다. 아이돌 활동을 할 때 ‘이런 목소리를 내라’ ‘이렇게 해야 잘 된다’는 외부의 목소리가 컸다. 그로 인해 방황하기도 했던, 그런 감정을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중에는 ‘솔로 이브’를 주저하게 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브는 “(이달의 소녀 해체 후)‘넌 그룹을 해야 한다, 솔로는 안 된다’는 얘기가 많았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실제로 그는 2023년 이달의 소녀가 소속사와 계약 분쟁을 겪고 해체된 후 솔로 가수로 다시 일어서기까지 1년여의 공백기를 보냈다. 지난해 11월 만난 인터뷰에서 “힘들기도 했지만 많은 변화를 준 시간이다. 원래 종교가 불교는 아닌데, 석가모니 말씀이 마음에 위안이 많이 돼 1년간 절에 다녔다”고 고비를 겪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브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는 “그룹 활동 때는 하고 싶은 걸 말하지 못해 마음에 쌓여 병이 되기도 했다. 솔로를 하면서는 제 의견을 표현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게 됐다”며 솔로 활동에 만족을 표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방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그 과정을 즐기고 있다”며 “그때는 어떤 문제나 고민이 생기면 막연하게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갇혀서 행동하지 못했다면, 지금은 할 수 있는 선에서 뭐든 다 해본다. 그게 정답이 아닐지라도, 모든 경험에는 다 얻어가는 게 있다고 생각하며 상황을 즐기고 있다”고 지난해보다 또 한 계단 성장했음을 전했다.

무대 위의 이브도 마찬가지다. 13명이 함께 하던 무대를 혼자서 메워야 하는 부담감 또한 뛰어넘었다.
컴백에 앞서 유럽, 미국 등에서 진행한 단독 월드투어를 진행한 이브는 “혼자 공연을 하니까 제가 가진 것보다 더 과하게 표현해야 전해지더라”며 “비행기에서 잠자는 시간을 아껴서 해외 가수들의 공연 실황을 많이 보며 표현법이나 소통하는 모습을 많이 배웠다. 그러면서 ‘나도 저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목표를 생각하면, 무대 위 긴장을 설렘으로 마인드 컨트롤 하게 됐다”고, 솔로 가수로서 더 큰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브는 “‘에스파는 쇠 맛이라면, 이브는 전기 맛’이라는 댓글을 봤다. 내가 하는 음악과 정체성을 잘 표현해주는 것 같다”며 “활동을 통해 ‘솔로가 어울리는구나’ 하는 평을 듣고 싶다. 아쉬운 부분도 많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선택이 최선이라고 믿는다. 노래하고 춤추면 행복한, 그 마음 변치 않고, 시간이 흘러 한 명의 팬만 남더라도 계속 음악을 하는 사람이고 싶다”고 단단한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