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리베이터가 65층에 멈춰 서자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칠흑 같은 가을 밤하늘 아래, 서해를 향해 뻗어 나가는 불빛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지난 10월 28일 송도의 랜드마크인 오크우드 프리미어 인천의 '파노라믹 65'를 찾은 이유는 스코틀랜드 위스키 '더 글렌그란트'와의 미식 페어링 디너 때문이었다.
파노라믹 65는 그 이름처럼 65층 높이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인상적인 곳이다. 한국관광공사의 '코리아 유니크 베뉴 52선'에도 선정된 공간이다. 이날 행사는 이 특별한 공간에서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 지역의 '더 글렌그란트'와 '파노라믹 65' 셰프의 요리가 만나는 자리였다.
총 5종의 위스키(10년, 12년, 15년, 18년, 21년)와 5가지 코스 요리가 순서대로 준비됐다. 시작은 '더 글렌그란트 10년'을 베이스로 한 하이볼과 '아보카도와 캐비아를 올린 타코'였다. 10년산 특유의 상쾌한 시트러스 향이 하이볼의 청량감을 살렸고, 타코에 담긴 아보카도와 캐비아의 녹진한 풍미를 깔끔하게 열어줬다.

관련기사
- 신라호텔의 은밀한 서재…‘가지‘와 사랑에 빠진 위스키[르포]
- 위스키 대신 사케…올 수입량 6000톤 넘어설 듯
- "그걸 누가 사?" 했는데…최장 추석연휴에 ‘7500만원짜리 위스키‘ 팔렸다
- "배울 만큼 배운 분들이 왜"…교수·의사·CEO, 위스키 5435병 밀수입 적발
이어진 '관자 무스와 버섯 아그놀로티'는 '더 글렌그란트 12년'과 짝을 이뤘다. 12년산이 가진 꿀과 바닐라, 잘 익은 배의 달콤한 향이, 관자 무스의 부드러움과 버섯 아그놀로티(이탈리아식 만두)의 풍미와 잘 어우러졌다.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진저 향의 문어 요리'가 '더 글렌그란트 15년'과 함께 나왔다. 15년산은 50도의 높은 도수에도 스파이시한 풍미와 부드러운 질감이 특징이다. 셰프는 이 강렬함에 '생강(Ginger)'을 더했다. 부드럽게 익힌 문어와 생강 향의 소스가 15년산의 스파이스함과 만나 독특한 조합을 선사했다.
메인 요리인 '안심 스테이크'는 '더 글렌그란트 18년'과 매칭됐다. 18년산은 말린 과일의 달콤함과 견과류의 고소함, 오크 향이 균형을 이룬 위스키다. 미디엄 레어로 구워진 안심 스테이크의 육즙이 18년산의 깊은 풍미와 만나, 페어링의 균형을 맞췄다.
마무리로는 '더 글렌그란트 21년'과 '치즈 무스 케이크'가 나왔다. 21년 숙성에서 오는 캐러멜과 열대과일의 복합미가 부드러운 치즈 무스와 어우러지며 코스를 마무리했다.
'파노라믹 65'라는 공간 속에서, 위스키의 '시간'과 셰프의 '요리', 그리고 65층의 '야경'이 조화를 이룬 경험이었다. 오크우드 관계자의 말처럼 "깊어가는 가을밤의 특별한 기억"을 만들고자 한 시도로 보였다.



![[남선희의 향기로운 술 이야기] 술 속에 피어나는 생강의 온기](https://www.kgnews.co.kr/data/photos/20251145/art_17626608784004_a68679.jpg)

![APEC 기간 정상들은 어떤 술 마셨을까? [이복진의 술래잡기]](https://img.segye.com/content/image/2025/11/08/20251108506319.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