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우 지하실→런던 스튜디오…이언 정·알렉스 빌야크, 전쟁 넘은 협업곡 공개

2025-11-07

한국 작곡가 이언 정과 우크라이나 밴드 엠브리즈의 보컬 알렉스 빌야크가 전쟁 속 3년 원격 협업 끝에 런던에서 만나 완성한 두 곡 ‘You’와 ‘Life Is So Good’을 공개했다.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넘어 탄생한 이 곡들은 “당신은 견뎌냈다(You)”에서 “삶은 소중하다(Life Is So Good)”로 이어지며, 위로를 넘어 일상의 희망을 전한다.

2022년, 이언은 글로벌 뮤지션 매칭 플랫폼에서 자신의 곡 ‘Little Bird’에 어울리는 보컬을 찾다가 알렉스 빌야크의 목소리를 듣고 직감했다. “목소리만 듣고 제가 생각한 노래와 너무 잘 맞아서 바로 연락했어요. 만난 적도 없었지만, 음악적으로는 이미 통하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알렉스 역시 이언의 곡을 듣고 ‘내 목소리가 필요한 곡’이라는 걸 확신했다.

하지만 협업은 순탄치 않았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격화되면서 키이우에는 공습경보가 울렸고, 전력 공급이 끊겼다. 알렉스는 어둡고 차가운 지하 연습실에서 파워뱅크 하나에 장비를 연결해 녹음을 이어갔다. 이언은 “그의 녹음 파일을 받아볼 때마다 ‘이 사람은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노래로 버티고 있구나’ 싶었죠”라고 말했다.

지난 가을, 엠브리즈가 활동 거점을 런던으로 옮기면서 두 뮤지션은 마침내 한 공간에서 만났다. 알렉스는 “런던에서 이언을 처음 마주한 그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처음 만나자마자 포옹했는데, 마치 오랜 세월 알고 지낸 형제를 안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런던 세션에서 완성된 두 곡은 짝을 이뤄 하나의 메시지를 완성한다. ‘You’는 어쿠스틱 포크를 바탕으로 시네마틱한 감정선을 담았다. 후렴 “No matter how, no matter what, you made it past, you gave your all”(어떻게 되었든 무슨 일이 있든, 당신은 이겨냈고 최선을 다했어요)은 전쟁과 분쟁 속에서도 나아가는 이들뿐 아니라, 일상의 어려움을 견뎌내는 모든 사람을 위한 메시지다.

‘Life Is So Good’은 ‘You’가 부여한 무게를 덜어내고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노래한다. 얼터너티브 록으로 메시지는 동일하되 시선이 ‘너’에서 ‘우리’로 이동한다. 이언은 “누군가 지치고 힘든 하루를 보낼 때, 잠시 기대어 들을 수 있는 노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플랫폼이 문을 열고 원격으로 시작된 인연이 3년 만에 직접 대면의 호흡으로 완성됐다. 이언은 “요즘 많은 음악이 너무 잘 만들어져서 오히려 안전해진 것 같아요. 우리는 그런 공식에서 조용히 이탈하고 싶었어요”라고 밝혔다. 뮤직비디오는 AI 영상 제작 툴 데이븐AI를 활용해 제작됐다.

10월 2일 발매된 ‘You’와 11월 7일 발매되는 ‘Life Is So Good’은 멜론, 지니, 바이브, 애플뮤직, 스포티파이, 유튜브뮤직 등 국내외 주요 음악 플랫폼에서 스트리밍 중이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