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 레이저 개발 시작
2027년까지 개발 완료 예정

미국 해군이 적 무인기와 공격용 중대형 미사일 등을 격추할 수 있는 초강력 레이저 무기 개발에 착수했다.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대공 방어 체계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고성능 레이저가 향후 전장의 흐름을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지 주목된다.
미 국방부와 해군은 이달 초 차세대 레이저 무기 개발 계획인 ‘송보우(SONGBOW)’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위해 자국 기업 ‘코허런트 에어로스페이스 앤드 디펜스’와 2900만달러(약 39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송보우 프로젝트의 핵심은 공중에서 날아드는 적의 어떤 위협에도 대응할 강력한 레이저 무기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레이저의 힘을 뜻하는 출력 목표를 400㎾(킬로와트)로 정했다.
현재 레이저 무기는 미군에서 폭넓게 시험 운영 중이지만 어떤 것이든 출력은 30~120㎾ 수준이다. 출력이 비교적 약한 만큼 우선적인 격추 목표는 무인기다. 무인기가 아군에게 날아드는 공중 위협 가운데 가장 덩치가 작은 축에 속해서다.
무인기보다 동체가 큰 공격용 중대형 미사일은 현재 시험 운영 중인 레이저 무기로는 상대하기 버겁다. 레이저로 미사일의 주요 부품을 망가뜨리거나 동체를 뜨겁게 달궈 화재를 유발하려면 출력을 훨씬 높여야 한다.
송보우 프로젝트로 만들 400㎾ 레이저는 그럴 능력이 있다. 레이저를 겨냥해 쏘면 수초 안에 중대형 미사일 주요 장비를 태워 격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 해군은 송보우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일단 현재의 대공 방어용 미사일과 혼재해 사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향후 대공 방어의 주력을 빠르게 레이저로 옮길 가능성이 크다. 레이저는 전력만 충분히 공급된다면 멈추지 않고 쏠 수 있어서다. 재보급이 필요 없다는 얘기다. 사실상 무한정 발사가 가능하다.
현재의 대공 방어용 미사일은 다르다. 적의 집중 공습에 장기간 대응하다보면 어느 순간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이때 아군의 재보급이 늦어진다면 공습을 막기 어렵다.
게다가 레이저는 발사 비용이 저렴하기까지 하다. 한번 쏘는 데 수천원에서 수만원 수준이다. 반면 대공 방어용 미사일은 한 발에 수억원이 넘는다. 레이저를 이용한 방공 체계가 효과를 발휘한다면 경제 관점에서 전쟁 지속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이달 들어 이스라엘에서는 자국과 전쟁 중인 이란의 공격용 중대형 미사일을 자국의 대공 방어용 미사일로 방어하는 ‘아이언돔’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란 공습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대공 방어 체계에 구멍이 뚫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래에는 이런 문제를 레이저로 메울 수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미 국방부와 해군은 “50㎾짜리 레이저 발생 장치 8개를 합쳐 400㎾ 출력을 만들어 낼 예정”이라며 “개발을 2027년 1월까지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