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P "드라마틱한 연출 즐기는 트럼프, 이 대통령 곤경 빠뜨릴 뻔"
NYT "트럼프, 기자들 앞에서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 칭찬" 비판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젤렌스키의 순간(Zelensky moment)'을 무사히 넘긴 성공적 회담. 25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드라마틱한 연출을 즐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또 한 국가의 지도자를 곤경에 처하게 만들 뻔했지만 정작 실제 만남에서는 긴장을 피해갔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서는 한국의 정치상황을 비난하면서 미국이 한국과 거래를 중단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지만 불과 몇 시간 만에 회담장에서는 태도가 싹 바뀌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한국에 대해 매우 따뜻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이 대통령은 칭찬하기 바빴다고 이 날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이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 재단장, 평화 중재 노력, 그리고 최근 다우존스 지수의 최고점 경신 등을 언급하는가 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에 트럼프 타워를 짓고 김정은과 골프를 치라고 농담하며 그의 미소를 자아냈다는 것.
WP는 서로의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의 새로운 진보 성향 지도자인 이 대통령이 공통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처음으로 만나 관계를 다질 기회를 만들었다고 이번 정상회담의 의의를 평가했다. 두 사람 모두 지난해 암살 시도를 겪었으며 최근 몇 년간 형사 기소, 재판, 유죄 판결을 받은 후 정치 경력이 상승한 공통점이 있다는 것.

영국의 BBC 방송은 이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 정상회담을 무사히 마무리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이 대통령이 올 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겪었던, 카메라 앞에서 논쟁을 벌이는 운명을 피했다며 두 정상이 서로와 한미 양국 간 경제 및 안보 관계에 대해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직전 올린 SNS 게시물이 협상전술이었는지 여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AP통신은 이 대통령이 아첨(flattery)으로 적대적 분위기 피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따뜻한 환영 속에 회담을 이어갔다고보도했다. 이 대통령의 칭찬 세례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서로를 잘 알고 지내왔다"고 호응하는가 하면 "함께하게 돼 영광이다. 당선을 축하한다. 큰 승리였다. 우리는 당신과 100% 함께한다"고 화답했다는 것.
AP는 한미 정상회담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세계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이전 회담으로부터 교훈을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워싱턴으로부터 유리한 무역 조건과 지속적인 군사 원조를 얻기 위해 대립보다는 칭찬과 아첨의 길을 택하고 있다는 것. 그러면서 이번 회담이 계엄령을 선포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된 후 정치적 혼란에 빠진 한국을 이끌게 된 이 대통령에게 첫 번째 큰 외교 시험 중 하나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과의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뒤 기자들 앞에서 북한의 독재자인 김정은을 칭찬했다고 꼬집었다. NYT는 수십 년 된 양국 동맹이 긴장 관계를 보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좋은 관계를 여러 차례 언급하며 북한이 "엄청난 잠재력"을 가졌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또 어느 시점에는 김정은과 이 대통령의 만남을 주선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dczoo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