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투자협회가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재개 여부에 대한 18개 증권사의 최종 의견을 수렴한 결과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던 증권사들이 조속히 재개하자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투협은 이번 설문을 바탕으로 금융 당국과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재개를 위한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투협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8일까지 설문을 진행한 18개 증권사 중 연초 재개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던 증권사들이 조속히 다시 열자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금투협이 설문을 실시했을 때는 조속히 재개하자는 방안과 상황을 지켜보자는 의견이 정확히 반으로 나뉘었다. 당시 금융지주 계열의 증권사들은 대체로 주간 거래 재개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최근 진행된 설문에서는 금융지주 계열의 증권사 중에서도 전향적인 답변이 나왔다. 금융지주 계열의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 정규 거래소가 언제 열릴지 모르기 때문에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미국 주식 주간 거래는 지난해 8월 5일 엔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다른 자산에 투자) 청산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면서 중단됐다. 국내에서는 블루오션이란 대체거래소(ATS)를 통해 주간 거래를 해왔는데 주문량이 급격히 증가하자 블루오션 측에서 거래 중단을 통보했다. 당시 투자자들에게 미국 주식 주간 거래를 제공하던 증권사들은 협회를 통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또 금투협은 미국 금융산업규제청(FINRA)에 주간 거래 중단 사태에 대해 조사를 의뢰했지만 관련 내용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투협은 이번 설문에서 복수의 미국 ATS를 이용해 주간 거래를 조속히 재개하는 방안과 시간을 갖고 안정적으로 준비하는 안을 제시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주간 거래 중단에 따른 증권사들의 책임이 없다고 결론낸 만큼 ATS를 이용할 경우 6개월 내로 주간 거래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단, ATS를 이용하기 떄문에 거래 안정성을 담보할 수는 없다. 안정적으로 재개할 경우 시장 투명성과 거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으나 주간 거래 재개 시점을 예측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금투협은 미국 정규거래소를 이용할 경우 주간 거래 재개까지 최소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간 거래는 지난해 8월 16일부로 중단되면서 1년 동안 이용이 불가능했는데, 여기서 1년 이상이 더 소요된다는 것이다.
금투협 측은 이번 의견 수렴을 업계 최종 의견으로 확정해 금융 당국과 협의할 예정이다. 시스템 구축 상황에 따라 이르면 연내 주간 거래도 가능할 전망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간 거래 재개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하는 증권사들이 있기 때문에 빠르게 재개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