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의 인도네시아 메시지..."5년 뒤를 준비하라"

2025-06-09

인도네시아서 배터리 육성·시장 전략 점검

배터리셀 합작공장 생산라인 방문

연구·유통까지 밸류체인 경쟁력 점검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구광모 LG그룹 회장(㈜LG 대표)이 인도네시아를 찾아 배터리 사업 육성 의지를 밝히고, 생산부터 연구개발(R&D), 유통까지 현지 밸류체인의 경쟁력을 점검했다.

9일 LG그룹에 따르면 이달 초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구광모 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그룹이 합작 설립한 'HLI그린파워'를 찾아 전기차 배터리셀 생산라인을 둘러봤다. 이어 LG전자 찌비뚱 생산·R&D법인과 가전 유통매장을 방문해 밸류체인 전반을 살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8000만 명으로 동남아 1위,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며, 배터리 핵심 광물인 니켈의 매장량과 채굴량이 세계 1위다. 이로 인해 동남아 전기차 산업의 전략적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LG는 지난 1990년 LG전자의 진출을 시작으로 LG이노텍, LG CNS, LG에너지솔루션 등 총 10개 법인을 인도네시아에 운영 중이다. 생산공장은 4곳이다.

구 회장은 지난 2월 인도 방문에 이어 인도네시아를 찾았다. 소비와 생산은 물론 연구개발 분야에서도 잠재력이 크고, 지경학적 변화 속 미래 잠재시장에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성장 기회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구상의 일환이다.

HLI그린파워는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에 조성된 배터리셀 공장으로, 약 32만㎡ 부지에서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전기차 약 15만 대에 공급 가능한 물량이다. 이 공장은 지난해 4월부터 양산을 시작했으며, 4개월 만에 수율 96%를 넘겼다.

구 회장은 공장에서 전극·조립·활성화 공정을 직접 점검하고, LG의 차별화된 배터리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방문을 기념해 배터리셀에 "미래 모빌리티의 심장이 되길 기원합니다"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구 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배터리를 국가 핵심 산업이자 그룹 주력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미국 테네시주 얼티엄셀즈 2공장을 비롯해 미국 오하이오, 폴란드, 청주 등의 배터리 현장을 지속적으로 찾아왔다.

LG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도, 구 회장이 포스트 캐즘을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또 LG전자 찌비뚱 생산·R&D법인도 방문했다. 찌비뚱에선 TV, 모니터, 사이니지를, 땅그랑에서는 냉장고와 에어컨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23년 찌비뚱 인근에 R&D법인을 신설해 현지 완결형 체제를 구축했다.

구 회장은 무인화된 TV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인도네시아의 생산 및 연구 경쟁력을 점검하고, LG의 글로벌 R&D 전략 속 역할을 논의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동남아는 물론 중동과 아프리카에도 공급된다.

또 자카르타 판매법인에서는 동남아 주요 국가의 고객, 유통, 경쟁 트렌드에 대해 현지 경영진과 논의했다. 그는 "현재의 경쟁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5년 뒤를 대비한 전략 수립에 집중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렉트릭 시티 유통매장을 찾아 LG 제품의 현지 반응과 중국 업체들의 공세 상황을 직접 점검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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