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수 침체 및 경기 불황의 영향으로 유통업계의 인력 채용 트렌드가 뒤바뀌고 있다. 소비자들이 가성비 소비에만 지갑을 열면서 급성장하고 있는 다이소, CJ올리브영 등은 직원을 늘리는 반면, 대형 마트 등 전통적 유통 강자들은 희망 퇴직을 실시하는 등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올해도 CJ올리브영, 다이소를 제외한 유통 업체들의 몸집 줄이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해 전체 임직원이 2만 4548명으로 집계됐다. 2023년 임직원은 2만2744명으로 수치로만 보면 일 년 새 임직원이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이마트와 합병한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임직원 수까지 포함되면서 착시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인력이 최대 3000여 명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이마트의 인력은 일 년 전보다 1000여 명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를 운영하는 롯데쇼핑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롯데쇼핑의 임직원은 2024년 1만 8832명으로 일 년 전보다 844명 감소했다. 2023년 롯데쇼핑의 임직원이 2만 명 밑으로 내려간 이후 인력이 더 줄었다.
반면 지난해 임직원이 더 늘어난 업체들도 있다. 다이소와 CJ올리브영이 대표적이다. 다이소는 지난해 임직원 수가 1만 2575명으로 전년보다 226명 증가했다. CJ올리브영은 같은 기간 2520명 늘어난 1만 5414명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전통적인 유통업체들이 인력과 점포를 줄인 영향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마트는 지난해 3월 창립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 데 이어 12월에도 희망퇴직을 추가로 단행했다.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점포를 줄인 것도 인력 감소로 이어졌다. 실제로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점포는 2022년까지만 해도 400곳 이상을 유지했으나 2023년 396곳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28곳의 점포가 추가로 더 문을 닫았다.
반면 다이소의 매장 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2023년 기준 전국의 다이소 매장은 1519개로 2022년 대비 77곳이 추가됐다. 지난해 전국 점포 매장도 이보다 늘었다는 게 다이소 측 설명이다. 같은 기간 올리브영 역시 1298개에서 1338개로 뛰었으며 지난해에도 33곳의 매장이 새로 문을 열었다. 다이소와 올리브영 모두 기존의 마트, 백화점 대비 가격대는 낮지만 품질이 좋은 제품들로 입소문을 타면서 2030세대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 올리브영 측은 “매장 수가 몇 년 새 순증해왔다”면서 “올해에는 지점을 새로 많이 늘리기보다 기존 있는 지점을 리뉴얼해서 오픈하는 데 주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인력 규모 측면에서 이 같은 상반된 추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수가 침체에 빠진 데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불확실성이 더 커진 탓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신규 출점을 앞둔 마트들도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인력이 전반적으로 증가세로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온라인, 가성비 쇼핑 등에 걸맞은 업체들 중심으로 인력 수요가 계속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