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4명 중 1명은 '무성생활'"…'전자 아편' 경고 나온 미국

2025-09-14

미국에서 성관계를 정기적으로 하는 성인의 비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성 불황(sex recession)'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가족학연구소(IFS)가 만 18~64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일반사회조사(GSS) 결과 성관계를 '주 1회 이상 한다'는 성인은 전체의 37%에 그쳤다. 이는 1990년(55%)보다 18%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특히 젊은층의 성생활 단절이가 두드러진다. 18~29세 중 1년간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0년 12%에서 지난해 24%로 두 배 증가했다. 같은 연령대에서 파트너와 동거 중이라는 응답도 2014년 42%에서 2024년 32%로 줄었다. IFS는 "젊은 남녀가 함께 사는 경우가 적어지면서 규칙적인 성관계를 갖는 일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디지털 환경의 변화도 성생활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2010~2015년 사춘기를 겪은 세대가 스마트폰과 SNS의 확산 영향으로 사회화에 덜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젊은층이 친구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2010년 주당 평균 12.8시간에서 지난해 5.1시간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IFS는 이 같은 현상을 '전자 아편(electronic opiates)'이라 표현하며 디지털 콘텐츠 소비가 인간관계 형성은 물론 기존의 친밀한 관계까지 저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 증가로 인해 취침 시간이 늦어지고 SNS·게임·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에 몰입하면서 부부 간 대화와 접촉이 줄어드는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혼 성인의 성생활도 예외는 아니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성관계를 한다는 응답은 1996~2008년 59%에서 최근 49%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결혼율과 출산율에도 장기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사회적 고립과 디지털 중독이 개인의 행복뿐 아니라 국가의 인구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근본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랜트 베일리 IFS 연구원은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삶의 대부분을 가상 세계에서 보내고 싶어하지만 실제로는 타인과 물리적으로 함께할 때 더 큰 행복을 느낀다"며 "미국은 다른 어떤 나라 못지않게 ‘성 불황’에 대해 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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