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래도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는데’를 써야 하는데 줄곧 ‘-으며’로 연결하는 문장들을 읽었다. 이런 식이다. “우리는 공정하고 투명한 인재 선발을 위해 채용 제도를 개선해 왔으며, 블라인드 채용은 그 중심에 있는 제도다.” 글이 끝날 때까지 거의 다 이랬다. 어떤 문장은 ‘-으며’ 대신 ‘-는데’를 넣어 ‘개선해 왔는데’ 식으로 고쳤고, 어떤 문장은 ‘개선해 왔다. 블라인드 채용은’처럼 둘로 나누었다.
보고서 형태의 글을 읽다 보면 지나치게 길어지는 문장이 많다. 문장을 둘로 나누는 게 좋은데도 그러려고 하지 않는다. 원칙이라도 되는지 한 문장으로 이으려고 작정한 것처럼 보인다. 이때 많이 등장하는 게 ‘-(으)며’다. ‘-(으)며’는 앞뒤를 대등하게 연결해 준다. “길동이는 친절하며, 길순이는 인정이 많다” “누가 왔으며, 얼마나 왔는지” “길동이는 소설가이며, 길순이는 시인이다”처럼 서술어도 같은 형태가 온다. 이래야 문장이 자연스럽고 안정적이다. “… 개선해 왔으며, 블라인드 채용은 그 중심에 있는 제도다”는 앞쪽엔 동사 ‘왔다’, 뒤쪽엔 명사 ‘제도’가 와서 어색해졌다. 다음 문장도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는다.
“서울과 부산 모두에서 대중교통 이용률이 증가했으며, 시간대별로는 출퇴근 시간이 가장 혼잡했다.” ‘증가하다’는 움직임이 있는 동사, ‘혼잡하다’는 그림씨, 즉 형용사다. ‘했으며’가 아니라 ‘했는데’가 어울린다. ‘-는데’는 어떤 사실을 제시하며 연결해 주는 구실을 한다. ‘대등’과 관련이 없어서 서술어 형태가 달라져도 상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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