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재선 김성주 “임기 채운다”
1361조원(9월 기준)에 이르는 국민 노후 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공단이 시끌시끌하다. 김성주(61)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년 만에 19대 이사장에 다시 임명되면서다. 야당은 “정치꾼 인사”라며 임명 철회를 요구한 반면, 김 이사장은 “정치와 선을 긋고 임기를 반드시 채우겠다”고 반박했다.
국민연금공단은 20일 “지난 15일 임명된 김성주 신임 이사장이 대통령 업무 보고 등을 거쳐 17일 취임식을 마치고 본격적인 업무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2017년 11월 ‘낙하산 논란’ 속에 16대 이사장에 임명된 뒤 2020년 1월, 임기를 약 10개월 남기고 4·15 총선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한 바 있다. 퇴임 당시 공단 노조는 “김성주 이사장은 국민연금 제도에 대한 이해와 기금에 대한 원칙이 있는 이사장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민주당 전주병 경선에선 전주고·서울대 국사학과 선배인 정동영(72) 의원(현 통일부 장관)에게 패했다.

국힘 “차기 총선 재출마” 김 “정치 지겹다”
이번 재임명을 두고 야당을 중심으로 “공단 본부가 있는 지역(전주병)에서 19·21대 국회의원을 지낸 여당 정치인을 가입자 2160만명, 수급자 769만명의 국민연금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에 또다시 앉히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전북도당은 지난 16일 논평을 통해 “김 전 의원은 이사장직과 국회의원을 오가며 국민연금공단을 정치 일정에 따라 활용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며 “이번 재임명이 차기 총선 재출마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 임기는 2028년 12월까지 3년으로, 23대 총선(2028년 4월 12일)과 시기가 겹친다.
이에 대해 김 이사장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정치 행보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공공기관에서 정치적 언급은 금기”라며 “임명된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출마 얘기로 ‘폴리티컬 리스크(정치적 위험)’를 키우면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흔들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지금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공직자로서 공단 운영에 집중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임기 중 사퇴 가능성에 대해서도 김 이사장은 “임기는 반드시 채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번에 내가 임기 도중에 사퇴하고 총선에 출마했다고 하는데, 공공기관장이 마음대로 그만두고 나갈 수 있냐”고 반문했다. 이사장 사퇴 과정에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재가가 있었다는 취지다. 김 이사장은 “정치 싸움은 솔직히 지겹다”며 “임기를 다 채우고 국민에게 박수 받으며 떠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성과로 평가해야” 시각도
야당 공세와 달리 공단 내부는 잠잠하다. 공단 측은 “내부에서 공식적인 문제 제기나 부정적 기류는 없다”고 밝혔다. 한 공단 관계자는 “김 이사장이 연금 개혁과 기금 운용 안정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뚜렷하게 표시했고, 연임 가능성도 언급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이사장은 “6년 만에 (공단에) 왔더니 모든 면에서 외형은 커지고 성장했는데, 안을 보면 더 복잡하고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환율 이슈와 국내 증시, 해외 투자 등 예민한 문제들을 잘 헤아리면서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수호하고,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삼중 임무’를 맡았다”며 “여기에 정치가 끼어들면 일을 할 수가 없으니 결국 국가·국민·지역 모두가 손해”라고 했다. 서울·부산에 이어 전북도가 ‘제3 금융중심지’ 지정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선 “도에서 협조 요청이 오면 거기에 맞춰 합당한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선 재임명에 대한 평가는 정치 논란과 별개로 성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국민연금을 정치적 목적을 위해 활용하려는 시도는 위험하다”며 “고수익을 좇기보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미니맥스 전략’이 필요하고, 손실 발생 시 국민 부담으로 귀결되는 만큼 감시와 사후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1승 2패…김성주, 전주고·서울대 선배 정동영과 악연
정동영(72) 국회의원 겸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4월 10일 22대 총선에서 득표율 82.08%로 5선 고지에 올랐다. 전북 순창에서 태어난 정 의원은 MBC 기자·앵커 출신으로, 1996년 15대 총선 때 전주 덕진구(현 전주병)에서 처음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이후 16·18(재보궐)·20대 의원을 지냈다.
전주병은 당내 경선이 본선보다 더 치열했다. 정 의원과 이 지역구 현역인 김성주(61) 의원의 ‘리턴 매치’로 주목받았다. 두 사람은 전주고와 서울대 국사학과 선후배 사이다.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경쟁자로 맞붙었다.
2016년 20대 때 전주병에서 당시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한 정 의원이 재선을 노리던 민주당 김성주 의원을 989표(0.75%) 차이로 이겼다. 2020년 21대 땐 민주당 김성주 후보가 민생당으로 출마한 정 의원을 큰 표차로 이기며 전주병을 탈환했다. 본선에서 1승씩 주고받은 두 사람은 지난해 3월 13일 세 번째 대결(경선)에서 정 의원이 김성주 후보를 꺾고 국회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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