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풍연 한국SW/ICT총연합회장 “ASx 시대 공공 시장 확대 및 가치보장 생태계 선진화가 관건”

2025-08-28

50여개 SW·ICT 협회·단체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 SW/ICT총연합회. 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조풍연 회장은 AI·연계미들웨어 전문기업인 메타빌드를 28년간 경영하면서 국내 SW·ICT 생태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조 회장은 굿소프트웨어(GS) 인증사협의회장, 한국상용SW협회장, 한국SW산업협회 수석부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SW진흥법 개정, 데이터3법 개정, 상용SW 분리발주 의무화 및 수의구매제도, 입찰하한가 상향, 최저가입찰제폐지, 초중등 SW시수시간 확대 등 수많은 SW·ICT 정책을 정부에 건의해왔다. 조 회장이 건의한 내용의 상당수는 실제 정책에 반영되면서 국내 ICT산업의 선진화를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 조 회장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디지털 국정과제의 성공적 이행을 위한 조건과 과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정부가 발표한 디지털 국정과제에 대해 전반적 생각은.

▲ASx(AI SoftWare Everything) 시대에 이재명 정부는 디지털 주요 국정과제로 AI 강국 실현 및 AI를 잘 쓰는 나라, AI인재 확보, AI정부 실현 등으로 설정했다. 디지털 정책 주무부처 장관 및 AI수석도 민간 전문가 출신으로 배치했다. SW·ICT 생태계 혁신에 힘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이번 국정 목표에 ASx 생태계 선진화 전략이 언급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AI인프라도 중요하지만 특화모델이나 응용·활용서비스 구축에 예산을 크게 투입해야 AI강국 및 일자리, 혁신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

공개된 LLM·sLLM 모델, MCP·A2A, AI서빙, RAG·AI에이전트 설계와 AI툴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국내외 기업들이 고도화된 초거대 AI 파운데이션 모델들을 경쟁적으로 만들어 공개하고 있다. 이제 공개된 LLM·sLLM(MCP·A2A, AI서빙) 모델과 RAG·AI 에이전트 활용, 코드를 얼마나 잘 보고 짤 수 하느냐가 중요해졌다. 동시에 AI(AI민원상담·개발 어시스턴트, LLM·MLOps, AI디지털휴먼·디지털트윈 연계, AI개인정보마스킹, 업무판정, 개인문서 AI화 등)와 기존업무를 연계하고 잘 설계하고 국가와 기업이 AI·SW 활용하고 경쟁력를 갖느냐가 핵심이다. 상용SW·ICT에 AI를 탑재해 기술 첨단화를 얼마나 이뤄낼 수 있는 지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공공 정보화 디지털예산은 어떤가.

▲공공부문 정보화 예산을 10조원대로 확대해 기간계 업무시스템을 ACX 기술로 첨단화하고 업무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R&D 예산도 40조원 규모로 확대해 필요시 자유 응모를 통해 상용+AX기술을 빠르게 융합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25년 공공정보화 디지털 예산은 5조8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SW구축사업 예산이 4조4000억원으로 전체예산의 약 76%를 차지한다. 상용SW구매 예산은 총 약 3400억원이지만 사무용·보안 SW 60%를 빼면 실제 1352억원이다. 전체 정보화 사업건수가 7584개로 사업 한 건당 수행예산은 5억8000만원이다. 2025년 주요 연구개발(R&D) 예산은 총 24조8000억원이고 AI 예산은 1조8000억원이다. 이 수준의 R&D 예산으로는 AI·클라우드·데이터·미들웨어 등 복잡해진 기술 발전 속도와 산업체의 다양한 신기술 연구를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올해 추경으로 추진되는 '공공AX 프로젝트' 예산은 150억원밖에 안 된다. 이를 1조원 이상으로 대폭 확대해 많은 수요시장을 조성해야 한다.

AI정부는 행정, 보건복지, 교통, 시티, 국방, 교육, 재난안전 등 국민이 AI 잠재력과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도메인별 다양한 sLLM·LLM 특화모델 구축 또는 응용 서비스 개발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또 기존에 PoC 수준 시범 또는 실증·확산 차원에서 추진되는 도메인별 AI응용 서비스 개발 지원 사업에 대한 정부 투자를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기존에 운영되는 기간계(레거시) 시스템에 AI기술이 접목되거나 기간계 시스템이 보유한 데이터, 데이터·서비스 API 등 디지털 자원은 AI기반 응용 서비스 핵심이다. 때문에 내용 연수가 경과한 기존 기간계 시스템 재구축(고도화)이나 SW 확장, AI 접목을 통한 업그레이드도 간과할 수 없는 과제다.

-AI기업 성장 지원 방향은.

▲AI 기업들이 공정하게 성장하도록 자체 GPU 도입시 전력과 패키지화해 지원해 주는 사업이 필요하다. AI고속도로 생태계를 조성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AI 기업들이 GPU를 자체 구매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독자 AI모델도 성능이 우수해야 하며 학습모델과 데이터까지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버전을 이중화하지 말아야 한다. 이와 함께 독자모델 기업은 퍼블릭 AI생태계를 만들어주고, 공공 등 도메인 특화모델 구축 사업에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가 나서서 AI 특정기업에 일감을 몰아줘 공성성을 무너트릴 수 있다. 이는 많은 AI기업의 성장과 AI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준다.

-ASx 가치보장 생태계 혁신 전략은 무엇인가.

▲어떤 산업분야든 가치보장 생태계가 바로서지 못하면 성장할 수 없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이전 모든 정부에 대해 아쉬움이 있었다. 때문에 이재명 정부의 국정목표에는 반드시 ASx 생태계 혁신 전략이 반영되기를 바란다.

현재 수발주제도는 저가 사업대가→저가 예산편성(예산 심의시 10~20% 삭감)→낙찰(입찰하한가 80%로 10~20% DC)→하도급 순으로 요약된다. 인건비 등 책정된 사업대가를 100% 보장받지 못한다. 특히 기초 예산설정시 사업변경대가를 위한 예비비를 책정하지 않아 구조적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기도 하다. AI·SW·ICT 제값보장과 불공정한 관행 개선으로 생태계를 강화하는 길이 AX산업을 육성하는 지름길이라고 본다. SW기능점수가 5년 만에 9.5% 올랐지만 물가인상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점은 이를 잘 보여준다.

이와 함께 공공 사업에서는 100% 기술만으로 평가해 저가 입찰을 없애야 한다. 상용SW·ICT 쇼핑몰 구매 및 분리발주 강화와 유지보수 수의계약제도 도입, 유지보수비 인상 등도 검토해야 한다.

조달 입찰평가에서 심사위원 9명 중 3명만이 점수를 높게 줘 6명이 평가에 이겼어도 3명이 평가한 업체가 선정된 경우도 있다. 입찰평가시 심사위원 전문성도 문제지만 특정기업 밀어주기식 편향적 평가로 사업자가 뒤집히는 경우가 많다. AI로 부정판정을 탐지해 심사자격 여부를 가늠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건전한 대중소 협업 및 상생 방안은.

▲최근 공공사업 입찰이 클라우드 CSP 사업자 및 대기업 SI 사업자 중심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과거와 같이 대기업이 입찰 권한을 가지고 최저가로 상용 솔루션 기업을 하도급으로 줄 세우고 기존 사용 중인 중소 전문기업의 상용SW를 자사화해 시장 생태계를 교란하는 일이 재현되지 말아야 한다. 중소기업은 급속도로 하도급 시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해 대기업 참여 제한을 못 박은 이명박 정부 때가 생각난다.

AI·SW·ICT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생태계(자금-기술개발-기술자-가치보장-판로시장) 연결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AI를 주도하는 SW·ICT 전문기업만 해도 1만개가 넘고 소속된 개발자들은 35만명에 달한다. SW·ICT 산업 성장 생태계는 상호 연결돼 있다. SW·ICT 사업은 솔루션기업-SI구축기업-건설팅기업-감리기업 간 상호 협업으로 추진된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글로벌 초월제품 대상 육성과 수출 확대 계획은.

▲글로벌 디지털 초월제품(상용SW·서비스·보안·컨설팅·감리) 대상 기업 육성과 이들 제품의 수출 확대를 위해 전 부처가 협력하는 공급자-구매자, 공급자-수출자가 연결된 초월제품 유통수출 플랫폼이 필요하다. 공적개발원조(ODA) 또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 추진시 국내 우수 설치형 상용SW 및 서비스형 SW(SaaS)의 해외 판로개척과 해외 수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 인증(GS, CC, SAAS, 우수조달제품, NEP, NET, 혁신제품 등)을 획득한 상용SW가 약 2만3000개며 이들이 수출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SW·ICT·AI 기술 인력시장과 교육도 전문화와 분업화 시대로 진화했다.

-부족한 AI 인력 양성에 대해.

▲AI도 저급언어나 고급언어인 SW 코드로 작동된다. 한마디로 SW가 AI의 어머니다. 초중등 정규 교육과정에서 실용·활용의 SW·AI 시수시간을 확대해야 한다. 초중등 SW·AI 정규교육이 충족되지 못하므로 기업 현장이나 학원에서 많은 재교육 비용이 투입된다.

어떤 이들은 AI를 신봉하면서도 SW는 3D업종으로 본다. 공공 등 대부분 컴포넌트 개발방법론(CBD)으로 사업수행 및 감리, 검수를 수행한다. AI 개발공정이 데이터 수집부터 검색, 성능까지 더욱 복잡해졌다. 개발자들이 자동화된 AI개발툴, SW툴을 잘 사용하고 활용해야 한다. 편리성과 자동화, 문명의 진화가 많은 기술자의 노고와 땀방울이 배어 있다.

〈조풍연 한국 SW/ICT 총연합회장은〉

조풍연 회장은 원광대 전자공학과 석사, 숭실대 대학원 컴퓨터학과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8년 메타빌드를 설립해 LLM·RAG AI플랫폼, 연계미들웨어, 디지털트윈플랫폼, 디지털휴먼, 교통레이더검지기 등을 상용화했다. GS인증사협의회장, SW융합협의회장, 한국상용SW협회장,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혁신위원, 한국SW산업협회 수석부회장, 한국인터넷진흥원 비상임이사를 역임했으며 2017년부터 한국SW/ICT총엽합회장직을 맡고 있다. 2003년 대통령표창, 2010년 국무총리표창, 2026년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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