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00억 항공기 선물받은 트럼프 …민주 “외국수익금지조항 위반” 공세

2025-05-12

NYT “카타르서 보잉 747-8 선물”

개조해 대통령 전용기 사용키로

퇴임 후 트럼프 도서관 기증 방침

사적 이용도 가능… 부적절 지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카타르 왕실로부터 ‘하늘의 여왕’으로 불리는 5000억원이 훌쩍 넘는 항공기를 선물로 받아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한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카타르 항공기 기증 발표는 수일 내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야당인 민주당뿐 아니라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도 적절성 여부를 놓고 비판이 제기됐다.

카타르 왕실이 선물하기로 한 항공기는 ‘보잉 747-8’기다. 한 대 가격은 약 4억달러(약 5598억원)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 정부가 외국으로부터 받은 선물 가운데 가장 비싼 것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정부는 선물받은 항공기를 개조해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하면 트럼프 대통령 도서관에 기증한다는 방침인데, 이렇게 될 경우 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운용 중인 미국 대통령 전용기는 보잉 747 기종으로 30년 이상 운용됐다 보니 정비가 자주 필요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전용기 ‘트럼프 포스원’은 보잉 757 기종으로 1990년대 초 비행을 시작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2011년 중고로 구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때 보잉과 두 대의 747-8 기종을 대통령 전용기로 납품받기로 계약했지만, 아직도 인도받지 못했다. 당초 1대는 2024년 인도받기로 했으나 2027년으로 연기됐고, 다른 한 대도 2028년으로 늦춰졌다.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어 2029년 1월에 임기가 끝나는 트럼프 대통령은 새 전용기를 거의 이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은 공적 업무와 사적 사업 간 이해충돌 등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며 비판했다. 민주당 애덤 시프 상원의원(캘리포니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분명한 외국수익금지조항 위반”이라면서 “노골적 부패”라고 지적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외국 정부가 제공하는 항공기를 미국 대통령이 사용할 경우 보안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졌다. 논란이 일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40년 된 에어포스원을 임시로 대체할 항공기를 투명한 과정을 통해 무상으로 선물받는 사실이 부패한(crooked) 민주당을 너무 거슬리게 하는 나머지 이들은 비행기에 대해 아주 비싼 값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비꼬았다.

카타르 정부는 항공기 이전에 대해 미 국방부와 논의 중이지만 아직 최종 결정이 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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