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타이어 3사가 미국에 납품하는 교체용 타이어 가격을 일제히 인상한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이달 3일(현지 시간)부터 미국 정부가 자동차 부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비용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탓이다.
14일 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073240)는 이달 말부터 미국 딜러사 등에 공급하는 교체용 타이어 판매 단가를 올릴 예정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와 넥센타이어(002350)도 다음 달에 미국 교체용 타이어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인 인상률은 검토 단계다. 타이어 업체들과 현지 딜러들이 원자재와 관세로 인한 비용을 얼마나 나눌지에 따라 최종 인상률이 결정된다. 업계에서는 타이어 3사가 약 10% 안팎으로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납품가 인상 폭은 관세 비용과 현지 생산능력, 경쟁사 가격 인상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타이어 3사가 가격 인상에 나서는 것은 미국의 관세 영향이 수익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올 1분기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매출액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천연·합성고무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모두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달에 고율 관세까지 부과되면서 2분기 실적 역시 역성장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어 3사의 지난해 북미 지역 매출액은 4조 2600억 원 수준으로 타이어 3사의 관세 비용은 약 76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현재 한국타이어(2조 2000억 원)와 금호타이어(1조 3800억 원)는 각각 북미 판매 물량의 60%, 75%를 국내 및 동남아시아 공장에서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 넥센타이어(6800억 원)는 북미용 타이어를 전량 수출하는 상황이다.
경쟁사들도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미국 타이어 시장의 수요 자체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타이어 1위 업체인 미쉐린은 미국 교체용 타이어 가격을 5~8% 상향 조정했고 일본의 요코하마타이어도 10%가량 인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