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림(30)이 5년 만에 US여자오픈 골프대회 우승 기회를 잡았다.


김아림은 30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의 에린힐스 골프코스(파72)에서 열린 2025 US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임진희, 노예림(미국), 에인절 인(미국), 다케다 리오(일본), 훌리아 로페스 라미레스(스페인) 등과 공동 선두를 이뤘다.
US오픈은 올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다. 김아림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뛰던 2020년 행운의 출전권을 얻어 이 대회 출전했다가 깜짝 우승해 LPGA 투어에 진출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세계랭킹 94위였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지역 예선을 치르지 못한 미국골프협회(USGA)가 대회 출전 자격을 확대해 기회를 잡은 뒤 뜻밖의 파란을 일으켰다. 이후 현지 적응에 시간이 걸렸지만, 지난해 롯데오픈과 지난 2월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등을 포함해 LPGA 투어 3승을 올렸다.
김아림은 이날 출전 선수 가운데 7번째로 긴 평균 264.6야드의 장타와 그린 적중률 83%의 정확한 샷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특히 정규 타수 만에 그린에 볼을 올린 15개 홀에서는 평균 퍼트 개수가 1.6개에 불과할 만큼 그린 플레이가 뛰어났다. 김아림은 버디 6개를 잡아냈고 보기는 2개를 범했다.
김아림은 경기 후 "US여자오픈이 여러 대회 중 가장 어렵다. 여기서 우승해야 진정한 챔피언이다. 티샷, 아이언, 퍼트를 다 잘해야 한다"며 "첫날 잘 쳤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남은 사흘간 더 나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또 "경기 중에는 절대로 리더보드는 보지 않는다"며 "4라운드 내내 그럴 거다. 내 게임에만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신인왕 경쟁에서 사이고 마오(일본)에게 간발의 차이로 패한 임진희는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잡아내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는 2023년 KLPGA 투어 다승왕(4승)에 오른 뒤 퀼리파잉 스쿨을 거쳐 작년부터 LPGA 투어에서 뛰고 있다. 아직 우승은 없다.
임진희는 "지난해 처음 US여자오픈에 출전했을 때, 매일 18번 홀에서 보기를 했다"며 "왜 항상 같은 홀에서 타수를 잃었는지 고민하고 연구했다. 홀마다 다르게 공략하는 요령이 생겼다"고 좋은 성적의 비결을 설명했다.
황유민은 3언더파 69타를 때려 1타 차로 공동 7위에 올랐다. 이와이 치사토, 하타오카 나사, 가와모토 유이(이상 일본), 키아라 탬벌리니(스위스) 등이 황유민과 함께 공동 7위에 포진했다.
전지원은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혜진, 마다솜, 노승희, 윤이나는 1언더파 71타를 작성해 첫 라운드를 무난하게 마쳤다. 전인지는 이븐파 72타를 쳤고, 고진영과 유현조는 1오버파 73타를 기록했다.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세계랭킹(5위)이 높은 유해란은 3오버파 75타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신지애와 김효주도 3타씩 잃었다. 세계랭킹 1~3위 넬리 코르다(미국·이븐파 72타), 지노 티띠꾼(태국·3오버파 75타), 리디아 고(뉴질랜드·1오버파 73타)도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