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땅출판사가 ‘프라하 왈츠’를 펴냈다.

▲ 박월복 지음, 좋은땅출판사, 300쪽, 2만원
이 시집은 세계 여러 도시의 정경과 그 속에 스민 감정을 섬세한 시어로 담아낸 작품으로, 낯설지만 어딘가 익숙한 감성의 공간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시인은 도시 풍경과 삶의 단면들을 고요한 언어의 흐름 속에 녹여내며, 감각과 기억의 깊은 층위를 탐색한다.
‘프라하 왈츠’는 유럽 각국의 도시를 테마로 한 7부 구성으로, 체스키크룸로프와 베네치아, 파리, 런던, 세비야, 산토리니, 인터라켄 등지에서 길어 올린 시적 영감을 담고 있다. 각 도시의 풍경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시인의 내면과 맞닿은 정서적 공간으로 기능하며, 독자는 낯선 풍경을 통해 오히려 자기 내면을 비추게 된다.
이 시집의 핵심 정조는 ‘왈츠’라는 은유로 압축된다. 시편들은 음악적 리듬과 정서적 흐름을 따라 유연하게 전개되며, 읽는 이로 하여금 춤추듯 시 속을 거닐게 한다. 시인은 언어의 움직임을 통해 삶의 고요한 울림과 그 안에 깃든 희로애락을 자연스레 이끌어 낸다. 왈츠는 형식이 아니라 감정의 선율이며, 도시의 정취와 인간의 감각을 이어 주는 매개체로 작동한다.
그러나 이 시집은 단순히 감상적인 풍경 묘사에 머무르지 않는다. 시인은 이방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거리와 공간을 통해, 인간 존재의 외로움과 소외의 감각을 드러낸다.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서 마주하는 고독은 때론 날카롭고, 때론 잔잔하게 다가오며, 시 속에서 그 감정은 한층 깊어진다. 동시에 그 고요한 침잠 속에서도 삶을 향한 긍정의 태도는 분명히 살아 있다.
이 시집은 시인이 세계를 바라보는 감각의 방식이자 언어로 그려낸 내면 여행의 기록이다. 도시와 인간, 고독과 기쁨, 시간과 감정이 교차하는 이 시적 무대 위에서 독자는 조용히 삶의 리듬에 귀 기울이게 된다. 박월복 시인이 이끄는 언어의 왈츠는 오늘의 일상을 다시금 낯설고 아름답게 바라보게 한다.
‘프라하 왈츠’는 교보문고, 영풍문고,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도서11번가 등에서 주문·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