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변화구 투수의 고속 성장
고교 주말리그서 대기록 사냥
몇달만에 140km 초반→147km
스카우트 “시야 밖에서 안으로”

고교야구 주말리그에서 ‘무사사구 노히트노런’이라는 귀한 기록이 나왔다.
장충고 3학년 우완투수인 손민서는 지난 31일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2025 고교야구 주말리그 후반기 서울디자인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로 9이닝 동안 28타자를 상대하며 야수 실책으로 한 차례만 1루를 허용하는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손민서는 6회 2사후 디자인고 9번 유민준을 3루수 포구 실책으로 내보낸 것이 이날 경기 유일한 피출루였다. 삼진 10개를 뽑아내며 안타와 사사구 없이 94구로 아웃카운트 27개를 엮어냈다. 장충고는 1-0으로 승리했다.
프로와 아마 구분 없이 노히트노런은 귀한 기록이다. 고교야구 노히트 노런도 2023년 6월 덕수고 2학년이던 김태형(현 KIA)이 청원고를 상대로 달성한 뒤 2년 만에 나왔다. 투수 책임 기록이 없는 무사사구 노히트노런은 더욱 드물다.
이날 경기를 공식 기록지에 담은 권선진 기록위원은 “20년간 세 번째 노히트노런을 현장서 보고 기록지에 남기게 됐는데 무사사구 노히트노런을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손민서는 이날 서울 디자인고에 앞서 올시즌 6경기에 등판해 14.2이닝을 던지며 삼진 13개를 잡아내며 7안타에 사사구 3개로 3실점(1자책)만 했다. 평균자책 0.60에 WHIP도 0.60에 불과했다.
다만 손민서는 고교야구에서는 올해 초까지 해도 프로구단 스카우트들 시야 중심에는 서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준급 변화구 구사능력에 제구력이 뛰어나지만 키 170cm 후반으로 투수로선 하드웨어가 평범한 데다 패스트볼 구속도 140㎞ 초반대를 오가는 기교파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린 선수들의 성장 속도는 예측이 어렵다. 손민서 또한 몇개월 사이 눈부시게 구속이 올라오고 있다.
이날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본 한 프로구단 스카우트는 “사실 지난 초봄까지는 프로 지명 대상 가운데 크게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는데 최근 변화가 보인다. 이번 경기에선 구속이 147㎞까지 나오면서 급부상하는 흐름이다”면서 “제구가 안정적인 데다 투심과 슬라이더가 좋은 투수인데 구속이 더 나오면서 주목도가 높아졌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