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한 헬스장이 출입문이 없는 남성 화장실 방향으로 감시 카메라를 설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생활 침해 논란에 휘말렸다.
1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마온산 지역의 한 헬스장 회원은 지난 7월 남성 화장실 인근에 CCTV가 설치된 것을 발견한 뒤 개인정보 보호 당국에 문제를 제기했다.
당국이 현장을 점검한 결과, 남성 화장실로 이어지는 복도에 설치된 카메라가 내부 화장실 칸 일부를 직접 비추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세 개의 칸 중 하나는 출입문이 없는 구조여서 이용자가 용변을 보는 장면이 그대로 노출될 가능성이 있었다.
이에 대해 헬스장 측은 “시공 과정에서 설치 위치가 잘못 지정돼 화장실 문이 원래 있어야 할 곳이 아닌 복도 쪽에 달렸다”며 “카메라는 화장실 내부가 아닌 복도 보안을 목적으로 설치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해당 CCTV가 정상 운영 단계가 아닌 시험 설치 상태였으며, 실제 영상 저장이나 녹화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헬스장은 즉시 문제의 카메라를 철거했고, 문이 없던 화장실 출입구에는 임시 차단용 검은색 커튼을 설치했다.
홍콩 개인정보 보호 당국은 해당 헬스장에 주의 조치를 내리는 한편, 출입문이 없는 화장실에 새 문을 설치하고 CCTV 촬영 방향을 복도 입구로 조정할 것을 권고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