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포지타노 통째 옮겨놓은 듯…'지중해 낭만' 오롯이 [르포]

2025-07-15

경상남도 남해군 미조면 설리해수욕장을 지나자 옥빛 물결이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배경으로 유럽의 휴양지 같은 그림이 펼쳐졌다. 이탈리아 남부의 세계적 휴양지 포지타노를 모티프로 대명소노그룹이 새로 오픈한 ‘쏠비치 남해’다.

산비탈 지형을 살려 설계한 리조트 외관은 포지타노의 해안 절벽과 국가중요농업유산 남해 ‘다랑이논’의 계단식 농경지를 현대 건축으로 재해석했다. 유럽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지만 흉내만 낸 것이 아니라 한국의 색을 입힌 것이다. 초여름 햇살 아래 건물 외벽이 은은하게 빛나고 절벽 아래로는 잔잔한 옥빛 바다가 펼쳐져 그림 같은 정취를 자아냈다.

리조트 입구로 들어서자 이탈리아 전통 대중가요인 ‘칸초네’가 공간 전체에 은은하게 퍼지고 있었다. 포지타노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하려는 세심한 연출이다. 로비로 이어지는 통로에는 남해 유자나무를 곳곳에 배치해 이곳이 단순한 모방이 아닌 ‘한국의 남해’를 품은 휴양지임을 알렸다. 객실에서는 단연 바다가 주인공이다. 초여름 햇살이 내려앉은 바다에는 윤슬이 반짝였고 테라스에 놓인 안락의자에 앉으니 바람이 솔솔 불어왔다.

쏠비치 남해는 총 451실 규모로 호텔 객실 366실과 빌라 85실을 갖췄다. 전 객실이 오션뷰로 설계돼 어느 방에서도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 객실 중에서는 복층형 최상급 빌라 ‘루나’가 눈길을 끌었다. 8~9명까지 머무를 수 있는 넓은 공간에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통창 너머로 남해가 시원하게 펼쳐졌다. 테라스에 마련된 자쿠지에 몸을 담근 채 바다를 바라보면 남해의 풍광을 온몸으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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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F&B) 공간에서도 남해의 색을 살리려는 노력이 묻어났다. 호텔 3층 ‘소울다이닝 바래’의 테이블에는 남해 해녀들이 직접 채취한 신선한 해산물로 만든 전복 해물뚝배기가 놓였다. 유자향이 은은하게 감도는 음료가 곁들여져 지역 특산물을 강조했다. ‘바래’라는 이름은 남해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전통 방식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음식뿐 아니라 공간에도 남해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이다. 비스트로 ‘게미’에서는 죽방렴 어업 방식과 생선 덕장을 인테리어로 재해석해 남해 어촌 풍경을 실내로 옮겨왔다. 이곳은 석양이 물드는 바다를 배경으로 남해산 술과 가벼운 안주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액티비티 시설도 쏠비치 남해의 또 다른 매력이다. 해안 절벽과 맞닿아 설계된 인피니티풀에서는 남해의 수평선과 오밀조밀 떠 있는 작은 섬들을 배경으로 수영을 즐길 수 있다. 또 다른 이색적인 공간은 사계절 운영되는 야외 스케이트장 ‘아이스비치’다. 얼음 대신 친환경 플라스틱 링크로 만든 스케이트장에서 전 국가대표 피겨스케이터 최다빈이 시범 공연을 펼치며 이목을 끌었다. 공연을 마친 그는 “프로 선수가 아니라면 얼음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것”이라며 “눈이 거의 내리지 않는 남해에서 사계절 스케이팅을 경험할 수 있는 점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리조트 곳곳에 전시된 현대미술 작품들 역시 방문객들에게 볼거리를 더한다. 프랑스 설치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의 ‘황금 연꽃’은 한국 전통 정원의 미와 연꽃의 상징성을 조형물로 풀어냈다. 자연 바람에 따라 움직이는 이 작품은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쏠비치 남해의 콘셉트를 나타낸다. 해안 절벽 가까이 위치한 클리프 테라스에는 프랑스 아티스트 장 줄리앙의 ‘선글라스&선 햇’이 자리해 휴식의 즐거움을 위트 있게 시각화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쏠비치 남해의 접근성이다. KTX를 이용하면 서울역에서 순천역까지 약 3시간을 이동한 후 또다시 차로 1시간 30분을 더 가야 한다.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면 사천공항까지 약 1시간을 비행한 뒤 차로 1시간을 더 이동해야 도착할 수 있다. 김덕원 소노인터내셔널 호텔앤리조트 부문 한국남부 총괄임원은 “사천공항 또는 진주·순천역까지 연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투숙객과 관광객을 합친 쏠비치 남해의 연간 이용객 수는 60만~1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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