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시 이홍기 씨께 감사 인사를 전할 방법이 있을까요?"
최근 한국노바티스에 최근 FT아일랜드의 멤버 이홍기 팬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연예기획사도 아닌, 제약사에 왜 이런 연락이 오는 걸까요. 전후 사정을 알아보니 오랜 기다림 끝에 다음달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한국노바티스의 화농성 한선염 치료제 '코센틱스(성분명 세쿠키누맙)'와 관련이 있더군요.
화농성 한선염은 통증을 동반한 염증성 결절, 악취가 나는 농양, 누관(터널)의 병변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영구적인 흉터를 남기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입니다. 주로 엉덩이·사타구니·겨드랑이 등 피부가 접히는 부위나 회음부와 같이 민감한 부위에 병변이 발생하는데, 종기가 터지면서 벌어진 피부가 잘 아물지 않아 만성적인 궤양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해요. 극단적인 경우 걷기와 같은 일상적인 행위가 어려워지기도 하는데, 무엇보다 종기가 갑자기 터져 고름이 새어나오는 등 돌발 변수로 인해 환자들이 사회생활에서 겪는 고충이 크다고 알려졌습니다.

국내 화농성 한선염 환자는 1만여 명에 불과합니다. 질환 자체가 생소한 데다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 때문에 병원 방문을 꺼려하는 환자들이 많으니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졌죠. 이홍기는 실제 화농성 한선염 환자로서 일반인들에게 생소했던 화농성 한선염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데 힘써왔습니다. "엉덩이와 겨드랑이에 큰 종기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수술만 8번 했다”거나 "엉덩이에 흉터가 남은 게 콤플렉스라 대중 목욕탕에 자주 못갔다", "종기가 곪아서 피, 고름이 철철 나니 여벌 속옷을 들고 다녔다" 등 방송에서 공개된 그의 솔직한 발언은 화농성 한선염 환자들에게 큰 용기를 줬죠. 2023년 한국노바티스가 ‘화농성 한선염에 빛을 비추다'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이홍기의 영상은 온라인에서 많은 호응을 얻으며 공개 한달여만에 누적 조회수 100만 건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구독자가 31만 명에 달하는 그의 유튜브 채널명도 ‘홍기종기’입니다.
환자들 입장에선 대외적인 이미지가 중요한 이홍기가 화농성 한선염의 얼굴이 되길 자처한 것만도 고마운데, 치료 효과가 뛰어난 코센틱스의 건보 적용 길이 열리면서 치료비 부담이 대폭 줄어들게 됐으니 반응이 뜨거울 수밖에요. 생물학적 제제의 일종인 코센틱스는 2015년 화농성 한선염 치료제로 허가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에 이어 8년 만에 등장한 신약입니다. 복잡한 질환의 특성 탓에 전체 환자의 절반 정도는 기존 휴미라 투여 시 만족할 만한 치료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 작용기전이 다른 치료 옵션이 등장하면서 한결 정밀한 치료가 가능해졌죠.

그런데 건보 적용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그동안 코센틱스는 비급여로만 처방이 가능해 연 1500만 원 상당의 약값을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했습니다. 한국노바티스는 당초 2023년 말 코센틱스의 급여확대를 신청했다가 자진 취하했고, 1년 만인 2024년 12월에 유럽 가이드라인 개정 사실을 반영해 급여 확대에 재도전했습니다. 환자들 입장에선 급여 확대 재도전 이후에도 기약 없이 1년을 기다려온 셈이죠. 화농성 한선염으로 진단된 지 1년 이상 경과했거나 2곳 이상의 부위에 병변이 있으면서 농양, 염증성 결절이 3개 이상인 경우, 3개월 넘는 항생제 치료에도 효과가 미흡하거나 부작용이 있는 경우 등은 코센틱스를 보험가로 처방 받을 수 있게 됩니다.
20년 가까이 화농성한선염을 앓아온 윤경(가명) 씨는 "기다려왔던 코센틱스 급여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다"며 "다른 환자분들도 치료 옵션이 늘어나 정말 반기고 있다"는 심경을 전했습니다. 한 사람의 용기가 수천 명의 삶을 바꿨다는 사실에 저도 새삼 울컥하더라고요. 윤경 씨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화농성 한성염은 진단도 어렵고 치료는 정말 더 어렵고 까다로운 질환이에요. 환자들에게는 치료 옵션이 더 생기는 것, 그리고 질환에 대한 정보가 많이 알려지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최근 이런 면에서 긍정적 변화가 생긴 데 대해 감사한 마음이에요. 질환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환자들이 사회적 시선으로부터 조금이나마 용기를 내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기여하신 가수 이홍기 님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