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 경험 있으면 더 위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아동과 10·20대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코로나19에 감염된 청소년은 감염되지 않은 또래보다 진단 위험이 최대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병원·고려대 공동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질병관리청이 구축한 전국 단위 보건의료 빅데이터(K-COV-N)를 바탕으로 2012~2023년 6~29세 인구 전체를 추적 조사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팬데믹 이전인 2017~2019년 ADHD 발병률은 해당 연령층 인구 1000명당 0.85명이었다. 팬데믹 기간(2020~2022년)에는 이 수치가 2.02명으로 2.4배 증가했다. 10대 청소년과 20대 청년층에서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20~29세 청년층의 경우 팬데믹 이전보다 ADHD 위험이 3.9배 높았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들은 ADHD로 진단될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 팬데믹 기간 중 감염된 이들은 비감염자보다 ADHD 위험이 평균 1.6배 높았다. 6~12세 아동의 경우 감염자의 ADHD 발병 위험이 2.4배에 달했다. 청소년은 약 2배 이상의 위험도를 보였다.
연구팀은 “사회적 거리두기, 원격 수업, 야외 활동 제한 등 팬데믹 중 아동·청소년의 일상생활 붕괴가 정신건강에 미친 파장이 내재적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저소득층 아동일수록 감염 시 ADHD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나 취약 계층에 대한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의 사회적 영향뿐 아니라 생물학적 영향 가능성도 제기됐다. 연구팀은 “ADHD에 대한 인식변화로 인한 진단 자체의 증가, 사회적 거리두기 등 사회적 효과 외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후 발생하는 신경염증 및 면역반응의 변화가 뇌 발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교실 박상민 교수는 “ADHD는 단순한 학습장애가 아니라 평생 영향을 미치는 교정가능한 신경발달질환”이라며 “팬데믹 이후 ADHD 증가세를 경계하고, 감염 이력이 있는 아동·청소년에 대해 조기 개입과 신경학적 평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BMJ 멘탈 헬스에 게재됐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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