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주가 3.1%↑…Arm, 부진한 실적 전망에 시간외 10%↓(종합)
'美, AI 칩 수출 통제 철회' 보도에 장 막판 상승…반도체 지수 1.7%↑
AMD CEO "중국은 큰 기회의 시장"…Arm, 4∼6월 실적 전망 예상치 하회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인공지능(AI) 칩 수출통제 정책을 철회할 계획이라는 소식에 7일(현지시간) 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 주가가 3% 넘게 상승 마감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3.1% 오른 117.06달러(16만3천77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는 장중 1% 안팎의 범위 내에서 움직이다가 장 막판 반등하며 종료했다. 이날 종가는 지난 3월 25일(120.69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가총액도 2조8천560억 달러로 불어났다.
미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 주가도 각각 2.36%와 1.31% 올랐다. 퀄컴과 AMD 주가도 각각 3.15%와 1.76% 오르는 등 반도체주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이에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약세에서 장 막판 반등하며 1.76% 상승 마감했다.
이날 장 막판 반등은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든 정부 때의 AI 수출통제 정책을 폐기할 방침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상무부 대변인은 바이든 정부 때의 AI 수출통제 정책에 대해 "지나치게 복잡하고 관료적"이라면서 대체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다른 소식통들은 블룸버그 통신에 "트럼프 정부는 이달 15일 발효되는 관련 조치를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정권 말인 지난 1월 'AI 확산 프레임워크'라는 이름의 AI 반도체 수출통제 시스템을 마련해 전 세계 국가를 동맹 및 파트너 국가, 일반 국가, 우려 국가로 구분해 그에 맞춰 AI 칩에 대한 수출 통제를 추진해 왔다.
이 조치에 따라 엔비디아의 최신 칩은 중국 수출이 제한돼 왔으며, 최근에는 최신 칩보다 사양이 낮은 H20 칩에 대한 수출도 사실상 제한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초 상호관세 발표 이후 주요 국가와 통상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AI 칩 수출통제 문제도 이 협상과 연계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AMD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 경제 매체 CNBC 인터뷰에서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및 AI 산업에 있어 "큰 기회의 시장"이라며 대중(對中) 수출통제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수 CEO는 "국가 안보를 위한 수출 통제와 우리 기술을 최대한 폭넓게 채택하도록 보장하는 것 사이에는 균형이 있어야 한다"면서 "이는 미국 내 일자리와 미국 경제에 좋은 일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AI 분야에서 미국의 리더십과 기술이 광범위하게 채택되는 것이 목표이며 "우리는 정말 좋은 위치에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주가 정규 시장 거래에서 대부분 상승한 가운데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 Arm 주가는 부진한 실적 전망에 시간외 거래에서 9% 폭락했다.
Arm은 회계연도 4분기(1∼3월) 12억4천만 달러의 매출과 주당 0.55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매출은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 12억3천만 달러를 넘었고, 주당순이익도 예상치 0.52달러를 상회했다.
Arm은 새로운 회계연도 1분기(4∼6월) 매출이 10억∼11억 달러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중간값 기준으로 월가의 평균 예상치(11억 달러)를 하회했다.
주당 순이익은 0.30달러∼0.38달러로 제시해 예상치 0.42달러보다 낮았다.
Arm은 소프트뱅크가 약 9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와 퀄컴 등 반도체 기업에 반도체 설계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는다.
르네 하스 CEO는 지금까지 관세가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면서도 "컨센서스보다 약간 낮은 가이던스를 제시하는 이유는 라이선스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가시적인 대규모 계약과 관련해 신중하고 싶다"며 대규모 라이선스 계약이 이번 분기 내에 완료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으로 향후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반도체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신중한 실적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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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