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전쟁 스릴러 영화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가 관심을 끌고 있다.
영화는 태평양 어디선가 발사된 미지의 핵미사일이 미국 본토로 향하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미사일이 발사된 지점은 포착하지 못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만 추정될 뿐이었다.
미국 본토까지 미사일이 도달하기까지는 불과 24분. 그 짧은 시간 내 정체불명의 미사일을 요격하고 보복 작전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극한 상황이 펼쳐진다.
이 영화는 핵잠수함에서 은밀하게 발사한 SLBM의 공포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왜 핵잠수함이 ‘게임 체인저’인지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최근 국내외로 한국의 원자력(핵)추진 잠수함 건조 이슈가 뜨겁다. 핵무기 대신 재래식 무기를 탑재하는 형태여도 그렇다. 왜 그럴까.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수중에서 ‘괴물’로 불리는 현무 탄도미사일을 동시에 여러 발 발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사실상 전략핵무기에 버금가는 치명적 위력이다.
다른 하나는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연료봉 재처리 권한을 획득하는 일이다. 재처리를 통해 핵무기로 전용이 가능한 플루토늄 확보가 관건이다.
물론 미국과 원자력협정을 개정해야 가능하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사실상 잠재적 핵무기 보유국이라는 평가가 뒤따를 터. 국내외 논란의 핵심적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갑자기 ‘자주국방’을 외쳤다. 그리고 급작스레 원잠을 얻어낸 성과를 과시했다. 그렇다면 이 대통령의 자주국방은 장밋빛 희망으로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자주국방을 처음 천명한 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놀랍게도 그 당시 정세와 현재 상황은 많은 유사성이 존재한다.
박정희의 자주국방은 1969년 ‘닉슨 독트린’이 발단이다. 미국은 아시아 지역의 군사 개입을 축소하는 차원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언급했다.
닉슨 독트린은 최근 미국이 추진하는 ‘동맹 현대화’ 개념과 매우 유사하다. 동북아시아에서 한국과 일본이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 수행이 전제된다. 미국의 역할이 축소되는 만큼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이 핵심이다.
전략적 유연성을 내세웠다. 이를 통해 주한미군이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에 개입하겠다는 의중이다.
그러나 명확한 차이점도 드러난다. 과거와 달리 미국은 군사력이 급성장한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기대한다는 점이다. 한국의 지정학적 안보 영역을 한반도에서 동남아시아 지역까지 넓히려는 의도가 담겼다.
그 연장선에서 원잠 도입이 급진전 됐고 전시작전통제권의 조기 전환이 모색되는 상황이다. 달리 말해 진짜배기 ‘청구서’가 뒤따른다는 뜻이다. 청구서는 한국을 북한의 위협에 맞서는 역할을 넘어 중국을 견제하는 축으로 삼으려 할 것이다.

중국의 대만 침공에 어떤 형태로든 한국의 개입을 종용할 수도 있다. 원잠을 얻은 대가로 날아올 청구서는 그만큼 엄혹하다.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먼저 방아쇠를 당겼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에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 발언은 일본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대만 침공을 일본의 존립위기 사태라고 판단해 집단 자위권 차원에서 무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언급. 현직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이다.
중국도 발끈했다. 쉐젠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는 엑스(X·옛 트위터)에 "더러운 목을 벨 수밖에 없다"는 극언을 올리기까지 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은 미국의 대만 전쟁 시나리오를 다시 소환했다. 2023년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발간한 ‘대만 침공’ 워게임 시뮬레이션 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대부분의 시나리오에서 결국 중국의 대만 침공이 실패한다고 분석했다. 그 핵심 조건으로 일본의 전폭적인 미국 지원을 꼽았다. 물론 전쟁의 결과 일본도 괴멸적인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특히 한국의 역할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일본처럼 직접적인 전투 참여국으로 상정하지는 않았지만, 후방 지원국 역할을 강조했다. 전쟁이 장기화한다면 탄약 등 전시 물자 보급을 담당할 수 있다는 취지다. 중국과의 관계는 돌이키기 어려울 만큼 악화할 것이다.
더 큰 위험 요소도 지적됐다. 미국의 군사력이 분산되는 틈을 타 자칫 대만과 한반도 전쟁이 동시에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시나리오다. 한국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분석이다.
결국 원잠 도입은 한국 안보에 기회이자 위기인 동전의 양면과 다름없다. 북한을 넘어 한반도 주변 강대국의 위협에도 맞설 수 있는 히든 카드가 원잠이다. 반면 의지와 무관하게 주변 강대국과의 충돌 국면에 휩쓸릴 핵심 무기체계이기도 하다.
박정희 시대와 다른 이재명 시대의 자주국방. 새로운 위기를 극복할 준비와 지혜가 필요할 때다.


![[사설] 한·미 정상 협상 문서화 지체, 원잠 도입 등 관철하길](https://img.segye.com/content/image/2025/11/09/20251109510301.jpg)
![[해커스 한국사]안지영 쌤의 적중 한국사 퀴즈](https://image.mediapen.com/news/202511/news_1055710_1762402025_m.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