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업계의 신용정보시장 진출에 속도가 붙었다. 법인 가맹점 정보 확충을 통해 데이터 품질을 높이고 신용평가 정보를 보다 고도화하기 위한 조치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최근 금융당국에 기업정보조회업 진출을 위한 본허가를 신청했다. 본허가 취득을 마치고 다음달부터 서비스를 개시하는 것이 목표다.
신한카드의 기업정보조회업 라이선스 취득은 데이버 분야 경쟁력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서다. 신한카드는 2023년 하반기 데이터전문기관 라이선스를 취득하며 데이터 역량 강화에 한창이다. 개방형 데이터 협업 플랫폼을 통해 카드·통신·신용정보 등 이종 데이터를 융합하는 것은 물론 데이터 상품 관련 라인업을 지속 확충 중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기업정보조회업 라이센스 취득 시 법인 가맹점주 등에 대한 다면적 평가 정보 제공이 가능해져 향후 SME 사업자에 대한 금융 포용성을 더욱 확대해 나가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향후에도 신한카드가 보유한 데이터 분석 역량 및 영위하고 있는 다양한 데이터 사업을 바탕으로 데이터 판매 실적도 지속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업정보조회업 진출은 앞서 여전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카드사도 해당 업무를 겸영업무로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이뤄졌다. 기업정보조회 시장은 NICE평가정보, 이크레더블, SCI평가정보 등 3개사가 시장을 과점 지배 중이다.
카드사의 신용정보 시장 진출은 개인사업자 CB업무를 시작으로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신한카드에 앞서 삼성카드 역시 지난 5월부터 금융당국에 기업정보조회업 본허가 취득을 위한 신청을 마치고, 금융당국의 최종 결정을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드사들은 이번 기업정보조회업 진출으로 보다 면밀한 신용평가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분석·가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 뿐만 아니라 영세 중소 가맹점에 대한 보다 실질적인 여신심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기존 개인사업자 가맹점 정보에 법인 가맹점 정보를 추가할 수 있게 되는 만큼 신용정보의 신뢰도 역시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카드와 신한카드의 이같은 행보는 여타 카드사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마이데이터 비즈니스를 위한 관련 라이선스를 카드사들이 이미 확보해 둔 것은 물론 이렇다할 추가 투자 비용도 투입되지 않는 만큼 여타 카드사의 추가 진출도 시간 문제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카드사의 기업정보조회업 진출 역시 건전성 관리라는 본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배드뱅크 설립, 채무 탕감 등 대책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올해 이후 발생하는 여신 업무에 대해서는 기존의 신용평가 방식으로는 차주의 건전성을 관리하기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각 금융권에서도 리스크 관리 방식에 변경을 주고 있는 만큼 기업정보조회업의 수요는 계속 커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