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의’가 없으면 어색할 때

2025-05-11

‘의’는 명사와 명사를 연결해 준다. 그러면서 앞말이 뒷말에 대해 어떤 의미를 나타내는지, 앞말과 뒷말이 어떤 관계인지 등을 보여 준다. ‘예술의 아름다움’에선 ‘예술’이 ‘아름다움’의 주체라는 사실을, ‘도로의 일부’에선 ‘도로’와 ‘일부’가 전체와 부분의 관계라는 사실을 나타낸다. 그런데 ‘도로의 일부’에선 ‘의’를 생략할 수 있지만, ‘예술의 아름다움’에선 ‘의’를 생략할 수 없다.

어떤 상황에서 ‘의’를 빼도 되는지를 설명하기는 아주 어렵다. ‘예술의 아름다움’은 ‘예술이 아름답다’는 말인데, 이런 형태에선 ‘의’를 생략하면 앞말과 뒷말이 연결되지 않는다. ‘성격의 강인함’은 ‘성격이 강인하다’는 말이니 역시 ‘의’를 붙여야 자연스럽다. 이처럼 ‘의’의 앞뒤가 주어와 서술어의 구조일 때는 ‘의’를 생략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가 하면 ‘의’가 ‘을’을 뜻할 때는 ‘의’가 쉽게 생략된다. 예를 들어 ‘학문의 연구’에서 ‘의’는 ‘을’을 뜻한다. 이때는 ‘의’가 없는 ‘학문 연구’도 어색하지 않다. ‘목적의 달성’ ‘문제의 해결’에서도 ‘의’를 뺄 수 있다. ‘철수의 의자’처럼 ‘의’가 ‘소유’ 관계, ‘도로의 일부’처럼 전체와 부분의 관계를 나타낼 때도 ‘의’는 생략된다.

이 밖에는 ‘의’를 생략할 때 조심해야 한다. 신문 기사에서 흔히 보이는 다음 문장도 ‘의’가 없으면 안 된다. “그는 공문서 위조, 허위 보고 등 혐의로 기소됐다.” 이 문장은 ‘등’이 ‘혐의’를 꾸미는 구조인데, ‘의’를 빼버려서 ‘등’과 ‘혐의’가 따로 논다. 여기서는 ‘의’가 있어야 꾸미는 관계가 명확해진다. “공부, 취업 등 문제로 고민한다”에서도 ‘의’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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