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개설 176곳 중 146곳서 신고
전체 개원율도 2024년比 36% 증가
소청과 전문의 6438명… 감소 전환
“저출생·사법리스크 등 영향 인기↓”
올해 새로 문을 연 의원급 의료기관의 80% 이상이 피부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올해 처음으로 감소해 이른바 필수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실이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일반의가 신규 개설한 의원급 의료기관은 모두 176곳이다. 176곳은 1곳당 2.4개씩 총 421과목을 신고했는데, 이 중 피부과 신고가 146건(83.0%)으로 가장 많았다. 그 외에 성형외과 49건, 가정의학과 42건, 내과 33건, 정형외과 30건 등 순이었다. 전공의 복귀도 피부과, 성형외과 등 소위 인기과에서 더 활발했는데 일반의 개원도 피부과 쏠림이 이어진 것이다. 피부과는 미용 시술 등 비급여 항목이 많아 상대적으로 고수익이 가능하다. 일반의는 의원을 개설할 때 확보한 시설, 장비 등에 따라 진료과목을 신고한다. 신고하는 진료과목의 개수 제한은 없다.

일반의 개원은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만 봐도 지난해 같은 기간(129곳)보다 36.4% 늘었고, 2022년 193곳, 2023년 178곳에서 지난해 285곳을 기록했다. 일반의는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해 면허를 취득한 뒤 인턴·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시험에 합격하면 특정 과목의 전문의가 된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올해 처음으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7월 기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모두 6438명이다. 2023년 6389명, 의·정 갈등이 극심했던 지난해에도 6467명으로 늘었으나 올해 2분기 6441명으로 감소 전환한 뒤 한 달 뒤인 7월에 추가로 감소했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은 “저출생과 과도한 사법리스크 때문에 인기가 줄었다”고 했다.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도 인기과와 비인기과의 충원율은 극명하게 갈렸다.
안과는 357명 모집에 328명이 선발돼 91.9%의 충원율을 보였고, 피부과는 89.9%였다. 소아청소년과는 모집 인원(770명) 중 13.4%(103명)만 선발됐다. 100명 이상을 뽑은 진료과목 중에 가장 낮은 비율이다. 전공의 충원율은 시도별로도 갈렸다. 기존 전공의(2321명)에 하반기 모집으로 돌아온 사직 전공의 등 7984명을 더한 1만305명 중 서울이 7261명으로 70.4%를 차지해 17개 시도 중 충원율이 가장 높았다. 반면 세종은 정원 9명 중 4명(44.4%), 강원도는 정원 468명의 244명(52.1%)만 채워졌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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