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남기고, 플라스틱은 줄이고”…임영웅, CD 없이 정규 2집 내는 이유

2025-08-03

가수 임영웅이 3년 2개월만에 새로운 정규 앨범을 낸다. 그런데 실물 CD가 아니다. 음반 차트 집계에 포함되지 않는 ‘앨범북’을 들고서다.

임영웅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정규 2집 ‘아임 히어로2’가 8월 29일 발매된다고 밝혔다. ‘웅조’라는 왕 캐릭터로 등장한 그는 “행복이라는 게 뭐 별 게 있겠느냐. 남 미워하지 말고 사랑하는 사람들이랑 담소 나누며 살면 되는 것”이라며 “오랜만에 외쳐본다. 다같이 풍악을 울려라”라고 컴백을 알렸다. 음반엔 정규 1집처럼 트로트, 댄스, EDM 등 임영웅이 추구하는 다양한 장르가 담길 것으로 알려진다.

소속사 물고기뮤직은 ‘아임 히어로2’가 실물 CD 없이, 소장을 위한 패키지 형태(앨범북)로 발매된다고 공지했다. 임영웅 사진과 앨범 크레딧, 임영웅이 직접 전하는 메시지로 꾸며 소장 가치를 높인 아트북과 같은 형태다. 차트 집계를 위한 피지컬 앨범없이 정규 음반을 발매하는 건, 판매량 경쟁 위주의 한국 가요 산업에서 매우 드문 선택이다. 소속사는 “앨범 제작과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고민한 결과”라고 밝혔다.

임영웅의 이러한 행보는 K팝 업계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최근 몇 년간 환경을 고려한 앨범 제작은 주요 아티스트들 사이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드래곤은 2017년 정규 앨범 ‘권지용’을 CD 없이 빨간 USB 하나로 발매해 화제를 모았다. 이 USB에는 곡이 직접 저장되어 있지 않았고, 연결된 웹사이트를 통해 음원을 다운로드 받는 방식이었다. 당시엔 정식 음반으로 인정받지 못해 논란이 뒤따랐지만, 지금 USB는 트로트 시장에서 각광 받는 앨범 형태로 자리잡았다.

방탄소년단 제이홉도 2022년 솔로 앨범 ‘잭 인더 박스’를 CD 없이 QR 기반 디지털 앨범으로 발매했다. 추후 스페셜 에디션으로 CD 버전을 내긴 했으나, 최초 음반 형태는 내부에 들어있는 QR을 통해 음원과 콘텐트에 접근하는 방식이었다. 아이브 역시 실물 CD와 QR 다운로드 형식의 스마트 앨범을 함께 제공해 ‘보는 앨범’과 ‘듣는 앨범’의 분리를 시도했다.

이처럼 최근 K팝 아티스트들은 환경을 고려한 새로운 음반을 모색하고 친환경 앨범 제작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규 앨범에서 아예 CD 자체를 생략한 임영웅의 선택은 이례적이다. 그는 단순한 포장재 절감을 넘어, “요즘 음악 소비는 디지털로 이뤄진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앨범을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아티스트와 팬이 소장할 수 있는 ‘정서적 오브제’로서 앨범을 추구했다. 또 매회 매진되는 전국투어 콘서트로 인기를 증명한 임영웅은 굳이 앨범 판매량 경쟁까지 뛰어들지 않기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 하반기 콘서트 준비를 모두 끝내놓았다는 임영웅의 발표도 있었다.

소속사는 “팬들의 정성과 응원이 팬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임영웅과의 오랜 논의와 깊은 고민 끝에 내려진 것으로, 아티스트의 진심 어린 뜻을 소속사도 깊이 공감하며 함께 뜻을 모았다”고 부연했다. 또 “앨범을 기념할 수 있는 형태는 달라지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과 진심은 오히려 더 가까이 다가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으니 기대해 달라”고 강조했다.

임영웅 앨범북은 임영웅 공식 MD 몰인 ‘아임히어로 몰’에서 단독으로 예약 판매 중이다. 이와 함께 컴백일인 29일에 맞춰 임영웅 공식 SNS 채널에서 홍보 콘텐트가 순차 공개된다. 26일엔 임영웅 새 예능 SBS ‘섬총각 영웅’이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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