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친환경 상용차 기지'로 전주공장 바꾼다

2025-09-15

현대자동차가 버스와 트럭을 생산하는 전주 공장을 친환경 상용차 생산 기지로 키워 수소·전기차 전환에 한층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전주 공장에서 광역 수소저상버스를 시범 양산하고 2027년부터 본격 생산한다는 목표로 설비 구축에 나선다. 갈수록 강화되는 글로벌 탄소 규제에 대응하면서 다양한 친환경 버스·트럭을 선보여 현재 40% 수준인 전주 공장 가동률을 대폭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1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전주 공장 노사는 최근 광역 수소저상버스의 조기 생산을 위해 내년부터 일반 버스 차체·도장·의장 라인에 설비투자를 단행하기로 합의했다. 현대차는 전주에 버스 생산라인과 트럭 1·2·3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 측은 내년 11월 광역 수소저상버스 시범 양산을 거쳐 2027년 1월부터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저상버스는 낮은 차체로 출입구에 계단 대신 경사판을 설치하고 있다.

현대차가 전주 공장에서 생산할 수소전기버스는 12.5m급 대형 저상버스다. 그동안 현대차의 대형 버스 라인업에서 광역버스로는 승객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는 고상 버스인 ‘유니버스’가 유일했는데 앞으로 11m급 저상 수소버스인 ‘일렉시티’의 전장을 늘려 광역버스로 생산할 계획이다. 전주 공장이 설비 전환 공사를 마치면 현재 마을버스와 시내버스용으로만 생산되는 일렉시티의 입석 공간을 좌석 공간으로 바꿔 새로운 형태로 조립할 수 있다.

현대차가 12.5m급 일렉시티 수소버스까지 생산하게 되면 9m급 마을버스, 11m급 시내버스에 이어 광역버스까지 저상형 수소버스 ‘풀 라인업’을 완성하게 된다. 새롭게 선보이는 광역 수소저상버스를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 노약자·장애인 등 교통 약자의 이동 편의를 제고할 계획이다. 2027년부터 노후화된 시내·마을버스와 농어촌 버스는 반드시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수소저상버스에 대한 시장 수요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발맞춰 현대차는 지난해 500대 수준이던 전주 공장의 수소버스 생산 능력을 올해 3000대 수준으로 늘려 점유율 확대를 겨냥하고 있다.

현대차는 또 내연기관 중·대형 트럭을 생산해 온 전주 트럭 1공장은 다음 달 셧다운하고 친환경차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우선 내년 1월까지 1공장에 설치된 디젤 중·대형 트럭 생산 라인을 트럭 2·3공장으로 이전한 후 신규 설비를 설치하는 데 필요한 공간을 조성하고 기초 공사를 진행한다. 이후 보완 공사를 거쳐 중형 전기트럭 생산 라인을 완성해 빠르면 2027년 상반기부터 현대차의 첫 번째 중형 전기트럭을 공급할 예정이다.

중형 전기트럭은 디젤트럭인 ‘마이티급(2.5~4톤)’보다 작은 2톤급 적재 용량을 갖추면서도 대용량 배터리와 전기모터로 구동하는 방식으로 개발된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소형(포터 일렉트릭)과 대형(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에 이어 중형급에서도 친환경 트럭 제품을 확보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승용차를 넘어 중·대형 상용차까지 전동화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친환경차 시대를 확고하게 리드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한다. 2040년에는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신차를 전기·수소차로 전환해 탄소 중립을 실현한다는 목표 달성에 바짝 다가서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전주 공장이 친환경차 생산 라인으로 거듭나면서 가동률 개선도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전주 공장이 지난해 국내외에 출고한 중·대형 상용차는 3만 2241대로 연간 생산능력(10만 대)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현대차는 이에 2022년부터 울산 공장의 스타리아 물량 8000대를 전주에 배정, 공장 가동률 제고를 노렸지만 한계를 노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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