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격투기 이어 축구까지… ‘로봇굴기’ 中, 로보컵 석권

2025-07-21

중국 로봇 스포츠의 기세가 무섭다.

17~20일(현지시간) 브라질 살바도르에서 열린 ‘2025 국제 로보컵대회’의 핵심은 ‘어덜트 사이즈(Adult-size·실제 사람 크기) 휴머노이드 로봇’ 종목. 중국은 1·2위를 석권했다. 결승에서 칭화대는 중국농업대학을 5-2로 눌렀다.

애초부터 중국이 우승할 수밖에 없는 ‘판’이었다. 4개 출전팀 중 3팀이 중국팀이었다. 다른 한 팀인 미국도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대회에 임했다.

로보컵은 ‘2050년에는 로봇 월드컵이 월드컵 우승팀과 경쟁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1997년 시작됐다.

현실 축구에서 ‘2050년까지 세계 최정상급 축구 강국이 되겠다’는 ‘중국몽’은 번번이 좌절을 겪고 있지만 로봇 축구에서는 중국이 전 세계의 표준으로 군림하며 ‘로보컵의 꿈’에 한 발 한 발 다가서고 있다.

로봇 스포츠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인 투자와 도전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4월에는 베이징에서 로봇이 마라톤 대회에 출전했다. 키 180㎝에 몸무게 55㎏인 중국 로봇 톈궁(天工)은 21㎞ 마라톤 하프 코스를 2시간 40분 42초에 주파했다. 이 대회에는 21대의 중국 로봇이 출전해 6대가 완주했다.

지난 5월에는 중국 항저우에서 세계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격투기 대회가 열렸다. 중국 휴머노이드의 선두 기업인 유니트리가 파트너 자격으로 참여해 대표 로봇 G1을 제공했다. 때로는 심판을 향해 공격하는 해프닝도 있었지만 격투기 대회를 통해 얻은 경험은 향후 유니트리의 기술 개발에 디딤돌이 된다.

내달 14~17일 베이징에서는 ‘로봇 종합경기대회’가 열린다. ‘로봇 올림픽’을 표방하는 이번 대회에서는 육상 100m, 400m, 장애물 허들, 축구, 무술 등 다양한 종목이 펼쳐진다.

브라질에서 열린 로보컵을 참관한 한재권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는 “산업적 측면에서 가장 앞선 나라는 미국이고 중국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며 “민간이 로봇 산업을 주도하는 미국에서는 ‘공장’에서 부가가치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정부가 앞장서는 중국에서는 대중적 관심이 큰 로봇 스포츠 투자에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로봇 스포츠에 대한 중국의 대대적인 투자와 성과에는 ‘관 주도의 성과 과시’라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렇지만 한 교수는 “승패가 갈리는 로봇 스포츠는 현시점에서 실질적인 로봇 기술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경쟁의 장”이라며 “로봇 스포츠와 로봇 산업의 균형적 발전”을 강조했다.

한편 2025 로보컵의 앳홈리그에서는 한국의 부산대가 우승을 차지했다. 주방·거실·침실 등 일상 환경에서 손님을 안내하고 짐을 들어주고 식기를 정리하는 로봇의 능력을 겨루는 종목이다. 부산대는 2021년과 2023년에 이어 이 부문에서 세 번째 정상을 밟았다. 부산대 전기전자공학부 이승준 교수는 “로봇 대회는 로봇 산업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며 “앳홈리그가 다루는 자율 지능 서비스 로봇의 경우 다양한 회사들이 실제 산업에 적용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6년 로보컵대회는 내년 6월 30일부터 7월 6일까지 인천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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