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SK 집념의 증거, 변준형의 ‘11점’과 ‘야투 성공률 38%’

2025-11-08

서울 SK는 어쨌든 변준형(188cm, G)을 잘 막았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SK는 자밀 워니(199cm, C)를 보유하고 있다. 확실한 1옵션이 있기에, SK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실제로, 워니는 2025~2026 2경기 평균 32.5점 15.5리바운드(공격 4.5) 5.0어시스트에 1.0개의 블록슛을 기록하고 있다. SK 또한 개막 2경기 모두 이겼다.

하지만 ‘수비’ 역시 SK의 강점이다. 특히, 최원혁(182cm, G)과 오재현(185cm, G)으로 이뤄진 앞선 수비가 그렇다. 이들이 상대 볼 핸들러를 잘 압박했기에, 공격적인 볼 핸들러들(김낙현-이민서)이 부담을 덜 수 있었다.

또, 최원혁과 오재현의 수비 스타일이 다르다. 전희철 SK 감독도 “(최)원혁이와 (오)재현이 모두 수비를 특장점으로 삼는다. 다만, 원혁이는 매치업의 볼 없는 움직임을 잘 봉쇄하고, 원혁이는 볼 가진 선수들을 잘 막는다”라며 두 선수의 차이점을 밝혔다.

그러나 오재현이 발목 부상으로 당분간 나서지 못한다. 아쉬움이 크다. SK의 상대가 안양 정관장이고, 오재현이 정관장 메인 볼 핸들러인 변준형한테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에서 이야기했듯, 오재현은 없다. 그래서 최원혁이 긴 시간을 소화해야 한다. 신인 김태훈(190cm, F)과 복귀한 안영준(196cm, F)도 그 자리를 메워야 한다.

# Part.1 : 방향성

전희철 SK 감독은 경기 전 “정관장은 탑에서 2대2를 많이 한다. 2대2 파생 옵션이 많고, 공격 형태가 자유롭다. 그런 이유로, 우리가 준비할 게 많다. 우선 (변)준형이의 매치업을 (최)원혁이로 두되, 바꿔막기를 하려고 한다”라며 수비 방향성을 설정했다.

SK가 첫 수비를 했다. 최원혁이 볼 잡은 변준형을 막았다. 변준형이 김종규(206cm, C)의 스크린을 활용하자, 최원혁은 변준형을 사이드 라인으로 몰았다. 그리고 살짝 처진 최부경(200cm, F)과 포위망을 형성했다. 실질적인 협력수비였다.

하지만 정관장이 변준형과 전성현(188cm, F)을 같이 투입했다. 백 코트 자원들은 최원혁을 돕기 어려웠다. 변준형이 3점 라인 부근에서 볼을 잡을 때, 최원혁이 1대1로 해결해야 했다. 뚫려도, 골밑에서의 도움수비를 기대해야 했다.

그렇지만 앞선 수비가 뚫리면, 뒷선 도움수비는 한계를 노출할 수밖에 없다. 돌파하는 상대 볼 핸들러보다 느리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원혁은 변준형을 끈질기게 따라다녔다. 달라붙는 수비는 효험을 발휘했다. 변준형과 주변 선수들의 연결고리를 끊어버렸다. 덕분에, SK는 1쿼터에 9점 밖에 내주지 않았다. 20-9로 1쿼터를 마쳤다.

# Part.2 : 흔들린 수비

김태훈(190cm, F)이 1쿼터 종료 2분 26초 전부터 변준형을 막았다. 최원혁보다 좋은 피지컬과 운동 능력을 지녔으나, 최원혁만큼 변준형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했다. 또, 공격 리바운드에 가담하느라, 변준형의 속공을 저지하지 못했다. 그 결과, SK는 2쿼터 시작 1분 17초 만에 20-13으로 쫓겼다. 전희철 SK 감독이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사용해야 했다.

최원혁이 코트로 다시 나섰다. 최원혁의 임무는 ‘변준형 봉쇄’였다. 하지만 SK는 브라이스 워싱턴(196cm, F)의 골밑 공격을 막지 못했다. 최원혁이 자기 임무만 생각할 수 없었다. 워싱턴을 생각해야 했다.

그 사이, SK는 23-22로 쫓겼다. 최원혁 대신 김태훈을 투입했다. 그러나 김낙현(184cm, G)이 변준형을 막아야 했다. 정관장이 라인업의 신장을 높였기 때문이다.

안영준까지 변준형을 막아섰다. 그렇지만 변준형이 드리블을 앞뒤로 했다.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안영준의 수비 밸런스를 흔들었다. 흔들린 안영준은 변준형의 돌파를 바라봐야 했다. 안영준까지 수비를 해내지 못했고, SK는 28-33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 Part.3 : 시간을 벌어라

정관장이 변준형 없이 3쿼터를 시작했다. 최원혁은 박지훈(184cm, G)에게 집중했다. 그러나 박지훈도 공격과 패스를 어느 정도 하는 선수. 박지훈 역시 최원혁에게 껄끄러운 상대였다.

최원혁은 그 후 변준형을 상대했다. 두 핵심을 상대했기에, 최원혁의 힘은 빠르게 빠진 듯했다. 이를 확인한 전희철 SK 감독은 3쿼터 종료 3분 42초 전 최원혁을 벤치로 불렀다.

김태훈이 최원혁을 또 한 번 대체했다. 변준형이 김경원(198cm, C)을 스크리너로 삼을 때, 김태훈과 김형빈(200cm, F)은 아이스 디펜스를 준비했다. 변준형을 사이드 라인으로 몰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김태훈은 변준형을 1대1로 막지 못했다. 변준형의 헤지테이션 동작에 따라갈 타이밍을 잃었기 때문이다. 변준형의 레이업과 몸을 붙이는 동작에 실점했다. 아쉬웠다. SK가 48-50에서 48-52로 밀렸기 때문이다.

김태훈은 어쨌든 변준형에게 바짝 붙었다. 변준형의 돌파를 어느 정도 각오했다. 도움수비수의 합류 시간을 최대한 벌었다. 도움수비수가 변준형을 막을 때, 김태훈은 로테이션을 돌았다. 김태훈의 로테이션이 워싱턴의 패스 미스를 유도했고, SK는 최악을 모면했다. 52-54로 3쿼터를 종료했다.

# Part.4 : 어쨌든 웃었다

4쿼터. 수비 집중력이 가장 강해야 하는 시간이다. 김태훈도 바짝 긴장했다. 하지만 사고는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알빈 톨렌티노(196cm, F)가 김영현(186cm, G)의 볼 없는 동작과 3점을 놓친 것. 이로 인해, SK는 4쿼터 시작 52초 만에 52-57로 밀렸다. 전희철 SK 감독이 후반전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사용해야 했다.

정관장이 변준형과 박지훈을 동시에 투입했다. SK는 두 선수의 시너지 효과를 줄여야 했다. 그러나 김낙현과 김태훈 모두 변준형 혹은 박지훈의 빠른 배급에 흔들렸다. 특히, 두 볼 핸들러의 2대2 때문에, 로테이션 빈도가 늘어났다.

SK는 투 핸들러의 공격을 잘 저지했다. 그러나 루즈 볼을 획득하지 못했다. 세컨드 찬스를 계속 허용했고, 3점을 맞았다. 경기 종료 2분 34초 전 60-66까지 밀렸다.

SK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수비’였다. 틀어막아야 쫓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김태훈도 이를 인지했다. 자기 매치업인 변준형에게 더 강하게 붙었다. 변준형에게 볼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변준형의 마지막 야투를 무위로 돌렸다.

그 사이, 워니가 추격 득점(63-66)과 역전 득점(67-66)을 해냈다. SK는 있는 힘을 모두 짜냈다. 그 결과, 68-66. 힘겹게 승리했다. SK 수비도 빛을 봤다. 변준형에게 11점만 내줬고, 변준형의 야투 허용률을 약 38%(2점 : 4/8, 3점 : 1/5)로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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